그해 5월엔, 표적항암제를 복용한 이래로, 중대한 2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먼저 전문간호사와의 면담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xxx 씨?”
그는 내가 아침에 받았던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결과를 컴퓨터 화면에 띄웠다. 그리곤 나를 향해 회전의자를 돌렸다. 이어서 내 얼굴을 보며,
“두 가지 결과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없네요.”
라고 말했다.
그와 컴퓨터 화면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던 나는,
“그래요?”
라고 되물었다.
컴퓨터 화면에 띄워져 있는 것 중엔 빨간색으로 표시된 몇몇 숫자가 있었고, 나는 그 숫자들에 유독 신경이 쓰였기 때문이었다. 간독성 등 항암제 부작용 본격적 걱정이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나는 이어서,
“저 빨간색 숫자들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나를 잠깐 빤히 쳐다보며,
“xxx 씨는 참 민감하신 듯하네요.”
라고 말했다.
난 속으로,
"이건 민감한 게 아니라 당연한 질문 아닐까요? 의문이 생기는 데 어떻게 그냥 가만히 있어요??"
라고 말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다.
"그는 갑! 난 을!"
그는 말을 이어갔다.
“여기를 잘 보세요. 궁금해하시니까! 만약 저희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왜 말씀을 안 드리겠어요?”
“…….”
“자, 여기를 보시면…. 이게 정상…. 빨간색은 조금 높다든지 낮은 경우이고요,”
“이건 꽤 차이가 나는데요!”
라며 나는 그의 말을 끊었다.
그의 얼굴이 약간은 빨개졌다.
그의 얼굴에는 내가 말을 끊어서 불쾌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빨간색으로 표시되었다는 건, 정상 범위에서 약간 벗어났다는 걸 의미합니다.”
“약간요?”
“예. 약간요.”
“조금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런데 지금 저 차이가 크게 나는 항목이 뭐예요?”
“간 수치를 나타내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그럼?”
“조금 높아졌어요.”
“간 수치가 높아져요? 그게 뭘 의미하나요?”
“간세포가 손상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간세포 손상요?”
“예. 그런데 간 수치 검사 항목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정상수치를 벗어나는 건 한 가지밖에 없어요. 그리고 실은 그 수치도 그렇게 큰 것도 아닙니다.”
“좋은 건가요?”
“그럼요. 의외로 상태가 좋으신 겁니다. 오히려 저보다도 더 좋으실 수도 있어요.”
“그래요?”
그는 컴퓨터 모니터를 내 쪽으로 돌리며,
“ 여기를 보세요.”
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한테 자기 책상 쪽으로 더 가까이 오라는 손짓을 했다.
“간 수치 검사 항목은 한둘이 아닙니다.”
“…….”
“보통은 AST, ALT, ALP, 총단백, 알부민, 빌리루빈, 혈소판 등이 있습니다.”
“…….”
“AST는 정상치가 0~40U/L인데…. 19로 나오고요,
ALT는 0~40에 18,
ALP가 53~123에 69,
총단백도 6~8.2에 7.4로 나옵니다.
그럼 위 4가지가 정상인 거지요?”
“그렇네요.”
“알부민을 볼까요?
이건 3.5~5.2g/dl이 정상치인데 좀 넘어서는군요. 하지만 신경 쓰실 정도는 아닙니다.
빌리루빈은 0.2~1.5에 0.8,
혈소판은 41~316에 211로 나옵니다.”
"전 좋은 건가요?"
"네! 긍적적으로 한번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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