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암/2020년 암 안정기, 술에 대해서

암의 종류와 영상검사의 득과 실

by 힐링미소 웃자 2021. 9. 9.
반응형

대략 94종 이상의 암이 존재한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듣는 10여 가지 암들만 존재하는 게 분명 아니다. 그 소위 10대 암이라고 불리는 암들은 주로 발생 빈도와 비중이 많은 경우의 암종들이다.


암은 아주 교활하고 야비해서 자신을 충분히 강하게 만든 후에 자신의 존재에 대한 힌트를 준다. 대부분 만성적 피로와 이유 없는 짜증이 그 힌트다. 그런 힌트를 우습게 여기지 않는 사람은 그에 걸맞은 나름의 보상을 받는다. 난 그걸 무시했었다. 그러던 차에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끊이지 않는 혈뇨와 피곤함, 새까맣게 변한 얼굴빛에 질려 난 내 발로 병원에 갔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물론 암이 발견된다고 한들 나 같은 경우만 있는 게 아니다. 건강검진도 자발적으로 꼬박꼬박 받고, 조금이라도 특이한 이상 징후가 있으면 거기에 맞게 몸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 중에는 나와 비교해 아주 운(?)이 좋은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건강검진을 받다 우연히 아주 초기의 암이 발견되는 경우와 같은. 암이 좋은 소식은 절대 아니지만...🤭
뭐든 초기에는 대처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다.

반응형


문제는 만성적 피로와 이유 없는 짜증이라는 그 두 가지로 대표되는 현상을 장기간에 걸쳐 무시하는 경우에 생긴다. 몸에 심각한 이상을 느끼면서도 차일피일 병원을 피하는 경우와 어떤 이유에서건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이다. 몸의 비정상적인 느낌이 오랫동안 계속되는 데도 병원에 안 가는 경우는 자기 자신을 무쇠로 만들어진 솥 정도로 알거나 무지한 경우, 아니면 생사고락을 초월한 경우일 것이다. 건강검진이야 안 받거나 못 받는 경우일 테고. 어느 경우에도 아주 운이 좋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런 조건에서 암이 발견됐다 하면, 쓸 수 있는 치료방법이 그리 많지 않은 단계의 암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뿌린 대로 거둬들인다 😫

일단 암으로 의심이 되면 의사는 다음과 같은 검사들 중의 하나를 먼저 고른다. 엑스레이, CT, 초음파, MRI, PET-CT, 정밀 혈액검사... 그러고 나서 필요한 추가 검사를 요구하는데, 여기서 난 의문이 생겼었다.


첨에 내 발로 기어 응급실에 갔더니 CT를 찍으라 했다. 그다음 날엔 초음파 검사를 하자고 했다
“교수님, CT 하나면 다 나오는 게 아닌가요?”
“노!”
“그럼요?”
“CT는 일반적으로 암의 범위, 암의 위치, 암의 크기, 암과 인근 조직들과의 거리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 찍습니다.”
“아!”
“그렇기 때문에 CT 검사 후에는 대부분 추가적인 검사를 환자에게 요구합니다.”
“아! 그럼 CT가 만능인 건 아니군요.”
“예. CT 한 장으로 암에 대한 모든 걸 알 수는 없습니다.”


난 나의 병원 신세가 길어지면서 대장과 소장의 상태에 대한 의문을 가졌었다. 암 진단 후에도 정부에서는 매년 건강검진에 대한 안내서를 보내온다. 하지만 초기에는 난 그걸 무시했었다. 이유는?
“일 년에 많을 땐 10번, 적을 땐 4번의 복부 CT를 매년 찍어오고 있으니까!
그러니 소장이나 대장에 무슨 증상이 있으면 당연히 영상의학과에서 판독해서 친절하게 주치의께 노트를 남길 테니까.”


과연 그럴까? 세상은 내가 생각하는 대로, 추측하는 대로, 짐작하는 대로 일까? 그대로이고, 그대로 될 것인가?


항암제를 시작한 후로 얼마가 지난 어느 날,
“교수님, 제 뱃속이 이상한 것 같은데... 별일 아니겠지요?”
“예?”
“별일 아니니 교수님께서 제 위와 대장에 대해선 한마디도 안 하셨겠지요. 안 그런가요?”
“하~, 그게 아니지요. 아주 큰 뭐가 있다면야 당연히 복부 CT에 잡히겠지만... 아주 작은 거나 조기암 단계에서는 복부 CT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게 뭔지도 모를뿐더러 해당 CT를 처방하지 않은 과와 무관한 것/곳을 일부러 자세하게 판독하는 일이 그리 흔한 게 아닙니다.”
“왜요?”
“인력과 시간의 문제지요. 영상의학과 인원들의 숫자는 정해져 있지만, 소수, 밀려드는 CT 검사 건수는 엄청나거든요...”
“그럼 교수님 말씀은 제 대장이나 위에 암 관련 아무 문제도 없다고는 말씀을 못하시겠네요?”
“당연히요.”

“그럼?”
“식도, 위, 십이지장, 대장, 직장 등 소화기 계통은 내시경을 보셔야지요.”
“아!”
“그럼 정부 건강검진을 통해서 한 번도 검사를 받으신 적이 없으시다는?”
“네! 없습니다.”
“그럼?”
“병원에서 복부와 흉부 CT를 정기적으로 받으니 그걸로 안심하고 있었지요.”
“그러시면 안 되는데...”
“그럼... 교수님께서 협진의뢰 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만.”
“그럴까요?”
“예!”
“그러지요. 어차피 항암제 때문에 위장 장해도 있으시고, 부작용으로 설사도 심하다고 하시니...”
“아이고, 감사합니다!”


그래서 위내시경을 매년 받고 있고, 대장 내시경도 받고 있다. 뭘 알았나?
위 속에는 심각한 궤양들이 있고, 직장에도 심각한 크기의 용종 다발이 있다는 사실! 그 둘이 있다는 게 무슨 의미인데?

암의 잉태, 그 전주곡.
“모든 암의 시작은 ‘염’에서,
모든 용종이 대장암은 안 되지만, 모든 대장암은 열에 9는 용종에서 시작.”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