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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16년, 육종성 변이, 세 번째 수술, 다리뼈 절단

암삶 64-추적 CT 검사 범위 1cm 밑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던 뼈전이암_육종성 변이

by 힐링미소 웃자 2021.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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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화나는 일만 생기면 지친다. 

뽑혀 내 팽개쳐진 배추처럼, 

주인도 버린 나뒹구는 밭고랑 위의 파처럼, 그렇게! 

그러다 원망하고…. 

쌓여가는 원망이 더는 돌이킬 수 없음을 알게 되면서 

절망이 찾아온다. 

 

비틀거리는 몸을 밀어 넘어뜨리는 것도 부족해서 

넘어진 등짝을 밟고 가듯…. 

일어서려 해도 이제는 양손을, 

아니 한 손마저 땅에 디딜 힘이 없음을 깨달을 때쯤 되면 

체념이 찾아온다. 체념이 내 머리를, 가슴을 버리고! 

이제 남은 건 쉰내 나는 마지막 호흡 한 번뿐! 

그다음에 오는 건 무엇일까! 

 

그냥 어느 한여름날, 

가뭄에 말라버린 마당에 땡볕마저 내리쬐는 날, 

먼지 날릴 뿐인 잊힌 옛길 위에 

쓰러진 채 가엾은 형체만 남기고는

말라비틀어진 개구리?

 

난 암이 얼마나 영악하고 엉큼한지를 진단 후부터 

이곳저곳에서 듣고 공부하고… 해서 

어느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토록 교활하고 비열할 줄은 몰랐다. 

예측불허! 

상상 초월!

 

멀쩡한 세포가 회까닥 돌고, 

그 게 죽지 않고 영원 불사가 되고, 

개개비나 붉은 머리 오목눈이 둥지 안의

뻐꾸기 새끼처럼 먹이를 다 뺏어 먹고는, 

이곳저곳으로 식민지를 개척하는, 

암을 전이시키는 탐욕! 

그러면서도 면역세포를 속이기 위해

면역세포인 양 위장도 하고. 

그것도 부족해 면역세포를 꼬셔서

제 편으로 만들고, 

나중에는 숙주가 된 면역세포로 

다른 면역세포를 방어하고,

공격하고….

 

하지만 어떻게 이 정도까지나 사악하고 간악할 수가!

난 2개월마다, 또는 3개월마다

흉부와 복부 CT를 찍었었다.

그런데?

그 복부 CT의 바로 밑,

바로 그 CT가 커버하는 밑의 경계,

그로부터 바로 1cm 밑에서

거대한 암이,

전이된 암이 탐욕의 똬리를 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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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다급하게 전화했다,

내가 쭉 진료받아오고 있던 병원으로.

정기적으로 추적 검사를 받아오던 범위의

아래쪽 경계로부터 약 1cm 밑에서부터

무릎 방향으로 약 10cm 정도로

추정되는 길이의 큰 골육종이 보이는데,

기존의 암이 전이된 거로 예상된다는 진단을

집 근처 대학병원에서 받았는데,

나를 진료한 의사분께서 이르시길,

 

"골절 일보 직전이니 급하게 서둘러서 조치해야 한다"

고 하더라는 내용이었다.

병원 측에서는,

"얼마나 놀라셨냐?"

라는, 위로의 말과 함께

"잠시 기다리라'

는 안내를 했다.

 

3~4분이 흐른 후,

"급하게 주치의 선생님께 알렸고,

다음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으니

서둘러 내원 바란다"

고 덧붙였다.

사실 2개월 간격의 정기검진에 비해

한 달이나 빨리 주치의 선생님을

볼 일이 생긴 것이었다.

그때의 기분이란,

이건 뭐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요,

아닌 밤중에 홍두깨요,

맑은 하늘에 날벼락이었는데,

그걸 하필 내가 맞은 기분이었다.

 

아니면 꿈이야, 생시야! 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등잔 밑이 어둡다 한들

너무 어두웠었다.

난 다음날 털 뜯은 꿩처럼,

비 맞은 강아지처럼

병원 진료실 앞에

앉아 있었다.

 

푸줏간에 든 소 처지가

나보다는 훨씬 나았으리라...

나와 암,

름 사이좋은 동행길에

빨간불이 들어올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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