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동안(벌서 13년째라니!) 나를 진료하고 계시는 교수님들의 공통적인 조언이 있다.
1. 자신들도 암에 걸릴 수 있다.
2. 암 치료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3. 병원에서 하는 건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제 처방이다.
4. 그 밖의 관리는 몸의 주인이 해야 한다.
나나 내 주변 사람들 중 3기나 4기 암 환우들 중 나름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 친구(들)와의 어울림
- 타인에 대한 관대함
- 위트보다는 조크
- 틈나는 대로 하는 당일 또는 1박 여행
- 까다로운 식단
내가 예의 주시하고 있는 환우는 내 오랜 미국인 형의 배우자시다. 그녀는 암 관련 여러 번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그분에 대해선 직전 포스팅에 이미 썼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했다.
- 2017년 갑상선암 수술
- 2019년 악성 유방종괴 제거
- 6개월마다 추적검사
- 2021년 다른 쪽 유방에서 악성 종괴 발견 및 제거
- 2021년 갑상선유두암 발견
- 2022년 1월 유방암 재수술
- 2022~2033 유방 재건술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낙관적이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것 같다. 나도 그렇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으니까. 왔으면 가는 거니까. 내가 4년 전 그녀와 나눴던 공감대의 일부가 그랬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말이 곧 죽음을 기다린다는 말은 아니다. 또는 빨리 죽기를 바란다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찌 그럴 수 있을까!
단지 떠나기 전까지 좋은 컨디션을 갖고 싶다는 말이다. 주변 사람에게나 자신에게도 삶의, 생명의 존귀함을 인정하고 싶다는 말이다. 그건 품위 있는 떠남의 순간을 갖고 싶다는 말이기도 하다, 내겐.
난 오래전부터 죽음에 대한 책들을 읽고 있다. 요즘엔 꿈도 꾼다. 또 다른 시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강하다. 죽음에 대해서 긍정적이다;
꽃과 나무의 거름이 되든, 공기 중의 먼지가 되든, 물고기의 먹이가 되든 어떻게든 순환할 거라는 생각이다. 나 또한 먼저 떠나신 분들이 남기신 것들을 전제로 존재할 수 있다고 믿기에.
그런 모든 생각의 바닥에는 내가 언젠가, 아마 오래전, 블로그에 인용했던 말,
Die young as late as 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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