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 징후: 내가 경험한 임종 징후는 분명했다. 눈을 맞추려 애쓰시는 듯했으나 힘이 없어 보이셨다. 말을 걸어보면 반응은 있으셨으나 거의 슬로비디오나 나무늘보의 움직임 밖에는 보이지 않으셨다. 소리를 쫓아 고개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돌리셨다. 무언가 말씀하시려는 듯 입술을 힘없이 움직이셨다.
맥박이 30-40을 오가셨다. 그러나 혈중 산소포화도나 맥박은 이상할 정도로 정상인 듯 보였다. 그러나 옆에 있던 의료진은 그건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자기들은 혈압과 청색증 같은 걸 본다고 했다.
임종 임박: 임종 임박을 알리는 신호가 오기까지는 그로부터 채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눈의 힘이 거의 풀리셨다. 입술의 움직임도 없으셨다. 혈압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산소호흡기는 이미 물렸다. 이어서 흉부압박이 시행됐다. 그러나 약간의 경련 비슷함만이 얼굴에 잠시 나타나는 듯했다.
난 장례식장에 다시 전화했다. 고인을 모셔갈 수 있는지를 물었다. 두 군데 전화를 해봤다. 둘 다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반드시 사망진단서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두 곳 다 그렇게 말했다. 난 얼마쯤 걸리는지를 물었고, 그들은 연락을 주는 대로 신속하게 가겠다고 했다.
난 다시 임종실로 들어갔다. 내 이름을 크게 들려드렸다. 반응이 없으셨다. 다시 한번 소리쳐 내 이름을 들여드렸다. 역시 반응이 없으셨다. 손은 아주 차가웠다. 난 흉부압박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혈압은 이미 의미 없는 수치를 보이고 있었다. 산소호흡기도 멈췄다.
임종 직후: 간호사가 의사를 불렀다. 의사가 왔고, 청진기를 가슴에 댔다. 손목의 맥을 쟀다. 눈꺼풀을 잠시 열어봤다. 이어서 시간을 다시 확인했다. 사망선고를 내렸다.
난 의사에게 다시 확인했다.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인지를. 의사는 그렇다고 했다. 난 사망진단서를 요청했다. 사망진단서가 작성되는 시간에 난 장례식장에 다시 연락했다. 그쪽에서는 곧 사람을 보내겠다고 했다.
보호자 할 일: EMS가 왔다. 응급구조사는 나와 간호사의 협조를 받아 천으로 고인의 전신을 감쌌다. 이어서 바퀴 달린 이송대에 눕혔다. 그분은 먼저 장례식장으로 향하겠다고 했다. 난 그 뒤를 따랐다.
응급구조사가 오기 전 난 두 곳과 통화했었다. 응급구조사가 고인을 수습하는 동안 다시 장례식 소장과 통화했다. 두 곳 장례식장 다와. 그중에서 목소리가 상냥한 곳과 통화를 더 길게 했다. 그리고 장례식 비용과 상조회사를 쓰는 지를 물었다. 둘 중에서 상조회사를 안 쓰는 곳을 선택했다. 비용을 물었으나 더 자세한 것은 사무실에 도착해서 협의하기로 했다.
돌아가신 시간이 자정을 앞둔 시간이었다. 그 말은 짧은 장례식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2일장으로 모신다 해도 그다음 날 밖에는 손님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오전에 발인을 할 것이고... 그러니 상조회사를 쓰는 건 비합리적인 결정일 수가 있다. 더더군다나 코로나 시국에 많은 사람들이 오시는 것도 반가운 일은 아니란 판단이 들었다. 그분들을 위해서나 내 일가친척을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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