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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24년 4기암과 14년째, 척추전이

암 환자 투병의 이유: 4기 암의 고단함과 긍정과 낙관

by 힐링미소 웃자 2024.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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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암투병을 하다 보면 내가 뭘 위해서 이럴까를 생각해보곤 한다. 우선, 암투병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다. 2가지 의미에서는 그렇다.  

  1. 생각보다 오래 산다.
  2. 생각보다 힘들다

 

4기암일망정 생각보다 오래 살 수도 있다

4기 암을 진단받았을 때 나는 오래 못 살 줄 알았다. 내가 받은 4기 암의 정확한 명칭은 '4기 진행성 전이암'이었다. 정확한 병명은 투명신세포암(rec)이다. 이 암은 아주 지독한 암종의 하나라고 교수님들께서 말씀하신다. 

 

우선, 치명적이다. 얼마 못 산다는 뜻이다.

 

두 번째로는 다루기가 까다롭다는 것이다. 방사선에도 안 듣고 항암제에도 잘 안 듣는다고 한다.

 

세 번째로는 은밀하다는 것이다. 소리 소문 없이, 다시 말해서, 특별한 증상이 없이 와서는 어느새 3,4기가 돼서야 자기 정체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네 번째로는 잔인하다는 것이다. 사정 안 가버리고 전이가 된다고 한다. 특히 폐와 뼈로 전이되는 경우는 기본에 속하고, 손끝이나 발끝가지도 전이가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끈질기다는 것이다. 어쩌다 운이 좋아서, 이를테면 1기나 2기 같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발견된 상태라 한들, 완치 판정을 받았는데, 그래서 10여 년을 걱정 안 하고 살았는데 원격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10년, 심지어 20년 다 지나서 손가락뼈나 뭐 그런 데로 전이된 형태로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도 흔찮게 발생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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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 치병은 생각보다 힘들다

우선, 항암제가 독하다. 독한 암종이라서 독한 항암제를 쓴다. 물론 항암제가 독하기로는 타 암종도 매한가지일 듯하다. 그러나 내가 복용했거나 복용하고 있는 약들은 참 독하다.

둘째, 독하니까 부작용도 쎄다. 그 부작용들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그런데, 그중의 단연 톱은 고혈압이다. 이 고혈압은 심혈관계 부작용을 불러온다. 한순간에 휙 갈 수도 있다. 암으로 죽는 것보다 이 심혈관계 부작용으로 먼저 죽을 수도 있다. 

다음으로 설사다. 내겐 그렇다. 이 설사가 심하면 하루에 9번 이상을 간다. 분명 더 나올 게 없는데도 나온다. 하다 하다 녹색물만 나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 설사는 기진맥진 상태로 만드는 못된 짓을 당연히 하는데, 더 위험환 것은 신부전이다. 이 신부전은 전해질과 밀접하게 연결된 것이다. 이 위험성 장난 아니다.

 

설사가 암 투병을 힘들게 하는 더한 이유가 있다. 이동의 자유를 뺏긴다는 것이다. 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설사는 쇼핑, 친교, 영화나 연극 떠는 오페라 감사등 나름 시간이 걸리는 활동을 제약한다. 

 

이 설사는 운동도 방해한다. 등산은 물론 걷기도 방해한다. 가장 치명타는 여행이다. 나처럼 장애인이 되는 경우, 자동차가 이동의 수단이 되는데, 얼마 못 가 화장실을 가야 한다. 그러다 보니 해외여행은 언감생심이다. 약을 잠정적으로 끊어야 하는 겨우, 휴약이 필요하다. 그러나 휴약은 양날의 검이다. 암이 확 퍼질 수도 있다. 

 

긍정의 힘

그런데도 항암 투병 또는 치병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삶을 존중한다는 것, 그리고 내 삶의 존엄성, 추억과 기쁨의 순간들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게 도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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