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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24년 4기암과 14년째, 척추전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돈을 맨 앞에 세울까: 4기 암 환자는 가족과 연대가 우선이다

by 힐링미소 웃자 2024.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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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돈이 참 좋다는 걸 안다. 그러나 몸이 아프다 보면, 특히 나처럼 4기 암 환자가 된 후, 돈이 다가 아니란 걸 금세 깨닫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돈이 가치가 없다거나 불필요하다는 말은 아니다. 투병이나 치병을 위한 유효한 수단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인생의 가치 중  가족 간 사랑 대신에 돈을 가장 앞에 세울 일은 절대로 아니란 생각이다. 

 

 

아래 표는 주요한 국가 들 중 17개 국가의 시민들을 상대로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것들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주요 국가 시민들의 최우선 순위는 연대감이 속성인 가족(15개 국가) 또는 그의 확장인 사회(1개 국가) 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런데! 단 하나의 국가, 한국만은 물질적 부, 즉 돈을 인생의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는 걸 보여준다. 

 

출처:PEW RESEARCH CENTER

 

그럼 한국 국민들이 2번째로 가치를 두는 것은 무엇일까? 끈끈한 정으로 맺어진 교우집단, 즉 우정일까? 아니면 생계 수단인 직업일까? 아니면 사회적 연대감을 나타내는 공동체적 사회(Society)일까?

 

아니다! 개인의 건강이다. 그러니까 첫째도 '개인적' 부, 둘째도 '개인적' 건강이다. 둘 다 '개인적'인 항목들이다.  걸핏하면 들먹이는 가정의 화목, 물보다 진한 피, 충효나  이웃 간의 정, 공동체 의식과 같은 공공선이 맨 앞에 오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물질적 부, 개인의 건강이 가장 중요한 가치의 1,2번이다. 

 

피보다 진하다는 가족은 세 번째로 밀려나 있다. 그리고 놀랍게도 공동체와 자유는 맨 꼴찌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렇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일반적, 보편적 구성원들이다. 놀랍다. 그리고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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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망률의 맨 앞에는 암에 의한 사망이, 6위는 자살이 차지한다고 한다. 2022년 통계청 발표에 기반한 것이다. 2위는 심장질환, 이어서 코로나와 폐렴, 뇌혈관 질환 등이다.

 

그런데 위에 나타난 사망원인의 공통점은 서서히 죽음에 이른다는 것이다(예외적인 코로나는 별개로 하고). 물론 자살은 빼고 말하는 것이지만 이 조차도 정신적인 피폐상태는 오랜 기간 진행될 것이다. 그런 절망적인 상태에 놓일 때 가장 중요하고도 필요한 건 뭘까?

 

돈일까? 돈만 많으면 다 고칠까?  암도 다 고치고, 심혈관계 질병도 완쾌 수준으로 고치고, 외로움도 해결되고, 그리움에 공허해지는 정신도 말끔히 해결될까? 그런 것들이 돈만 많으면 다 해결되는 걸까?

 

위 통계를 보면서 생각할 게 참 많다. 특히 암 환자인 내 입장에서는 더더욱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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