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나 처치 방법 등은 첫 번째와 특이할 건 없었다. 도적질도 아는 놈이 한다고 이 수술이란 것도 자꾸 받다 보면 대략적으로 개요가 나온다. 그러니 절차나 통증, 입원기간 등... 그런 걸 걱정할 건 아니다. 부작용이 문제다. 그중에서도 감염이 문제다. 감염은 아무리 잘해놓은 수술도 한순간에 수포로 돌릴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난 수술부위를 빨리 소독을 해달라고 부탁했었다. 어제저녁, 주치의 퇴근 일보직전에 했다.
소독을 위해 수술 부위를 감싸고 있던 압박붕대를 풀었다. 집도의 교수님께서 예고하신 대로 허벅지 위 부분이 짤려나간 걸 알 수 있었다. 그곳에 9cm짜리 종양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걸 없애야 한다고 사전에 말했었기 때문이다. 그 종양은 무릎관절 위쪽에서 자라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종양이 무럭무럭 자라서는 보철물을 뚫고 나왔고, 그 거대해진 종양이 결국엔 보철물을 감싸며 위로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모양을 취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말은 혈관과 신경을 제외하고 그곳에 있던 대부분의 근육과 연부를 오염시켰다는 뜻이라 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수술시간이 6시간을 넘는 장시간이 소요된 건 아니라고 하셨다. 결국 투명신세포암 특성들 중 하나인 왕성한 신생혈관이 수술시간을 그렇게 늘렸다는 건데, 이 말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말이기도 하다.
투명신세포암은 신생혈관을 왕성하게 만든다는 사실이 그 한 면이고, 그만큼 투명신세포암의 전이 양상은 급속하게 이뤄진다는 사실이 또 다른 한 면이다. 그건 뼈로 전이될 때 그 특성이 확연한 듯하다. 난 폐로도 전이된 경우에 해당한다. 이미 진단과 동시에 양쪽 폐로 20여 개가 넘는 전이암 덩어리들이 발견됐다. 그러니까 그 두 케이스를 비교할 수 있다. 같은 전이라 해도 폐 전이보다 뼈 전이일 경우 그 특성이 확연함을 알 수 있는데, 전면적으로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전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걸 두 번이나 경험하고 있다.
첫 번째의 경우엔 2016년이었다. 2015년 초 완전관해 판정을 받았다. 암세포의 존재가 영상검사에 안 보인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있고 나서 1년 반 만에 뼈 전이암이 발생했다. 그것 때문에 허벅지뼈를 10cm를 잘라낼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6년이 지난 어느 날 난 같은 부위에 통증을 느끼게 됐다. 역시 단발성이라는 특성으로 나와 의료진을 감촉같이 속였다. 그러나 그 결과는 끔찍했다. 사이즈 9cm에 육박, 전면적 통증, 무릎 관절을 겨우 남길 정도의 광범위 절제술...보행 능력에 대한 의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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