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cm!”
얼마 전 받은 검사의 첫 번째 결과다.
가장 큰 전이암 크기가 그렇다고 했다.
난 특히 그 대장 암덩어리 영상을 보여달라고 부탁드렸다.
아래 문구 때문에, 사진 촬영을 교수님께 부탁드렸다.
‘사진촬영 및 녹음 금지’
요즘 진료실마다 출입문과 진료실 컴퓨터 근처에 게시된 곳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전이암 대장 덩어리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느꼈다.
그러나 암덩어리는 둥그런 알사탕 같은 구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2차원 종이 위에 그린 원이 아니다.
“교수님, 대략 17억 개의 암세포들이 모여있겠군요...”
“예?”
“교수님, 암덩어리가 1cm쯤 되면 대략 암세포들의 개수가 10억 개쯤 된다고 들어서요...”
“......”
“대략 20여 개의 암덩어리들!”
이번 영상검사의 2번째 결과다.
어차피 처음 진단받을 때부터 그 숫자였었다.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애초에 4기로 진단받았었고, 이미 폐로 전이된 상태이며, 대략 20여 개가 넘은 암덩어리들이 있다고 들었기에... 뭐 그놈들이 쉽게 없어질까... 그런 맘으로 살고 있다.
덕분에 폐 한 조각, 다리뼈 한 토막 잘라냈지만...
이번 쇼킹 이벤트였던 턱뼈 전이는 피했으니... 이놈들이 아직은 나에게 기회를 더 주나 보다 한다.
“소변과 피검사는 좋습니다. 갑상선 수치만 제외하고요.”
갑상선 수치는 정상치에서 약간 벗어난다고 했다.
이해할 만했다.
턱뼈 전이 건 때문에 복용 중이던 모든 약들을 간헐적으로 먹었었다.
교수님들의 지시에 의해서 두 가지 약을 조절했었디.
각각... 항암제는 5일 휴약, 뇌졸중 관리용 혈전용해제는 7일 휴약.
갑상선호르몬은 나의 주관적 판단으로 대략 10여 일을 휴약했으니 갑상선 수치가 안 올라갈 리가 없었으리라…
“그런데... 교수님, 갑상선 수치가 높아지면...?”
“글쎄요... 제가 내분비 쪽 전문가가 아니라서....”
“교수님은 늘 겸손하시군요.”
“하하. 우선 일반적으로는... 열이 좀 많이 나고요... 집중이 잘 안되고요, 감정 조절이 좀 힘들고요..."
“아! 교양 없는 인성이 되겠군요?”
“하하하... 갑상선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배출된다는 말은, 생체활동이 증가한다는 말이 됩니다. 그건 빠른 에너지 소비를 전제로 합니다. 그럴 경우 당연히... 좌불안석, 수면 장해, 호흡곤란, 떨리고 덥고... 심박수가 증가하고 그렇습니다.”
“그러게요, 교수님. 그게 참... 교양이 부족해지면 나타나는 저의 모습이지요. 정신없고... 의심 많고... 과민하고...”
“에고... 환자분은 그런 타입과 아주 멉니다. 하하”
“하하하”
난 웃으면서도 웃는 게 정상인가 생각했다.
암 크기도, 개수도 안 줄고 있다는 말을 듣고도 이렇게 푼수 없이 웃어도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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