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덩어리의 암 뭉치들 속에 다른 성격을 가진 암세포들도 뒤엉켜있어서, 설령 메인이 되는 놈들을 어떻게 한다 해도, 그 약에 안 듣는 놈들이 그 안에서 새롭게 주도권을 쥐고 세력교체를 할 경우, 아무리 용량을 높여서 그 독한 항암제를 먹는다 한들, 효과가 있을 리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암을 상대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알고도 남을 일이다. 그런데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고 한다.
암세포 분자적 변화는 자체 속성: 이 암세포들의 또 다른 능력은 뭘까? 문제는 이 놈들이 분자적으로 변화하는 건 내재적 성향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세포들이 갖고 있는 생존을 위한 일종의 천성 또는 생존무기라는 말이다. 언젠가 주치의 교수님께서 내게 하셨던 말씀이 있었다. 2013년 말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그분이 하신 말씀의 요지는 항암제를 비롯해 모든 약은 결국 내성에 맞닥뜨릴 거라는 말씀이었다. 암세포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약이 들어올 때 그게 자기들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는 걸 알고 피할 궁리를 한다는 말씀처럼 들렸다. 그 피하는 방법들 중 하나가 분자적으로 변화를 줘서 그 약이 더 이상 자기들을 파괴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 말이다. 그게 암세포가 가진 천성 같은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결국 내 입장에서는 암세포들을 죽여야 하기에 부작용을 감수하고 독한 약을 먹는 거고, 그놈들 입장에서는 유전자 보존을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든 그 독한 약들을 피해야 한다는, 화살과 방패 같은 상호 대치의 숙명!
초능력을 가진 암세포들: 그러니까 교수님의 말씀을 들어보면 암에 맞서서 내 목숨을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정치하고 치밀해야 하는지를 일깨운다.
먼저, 암 덩어리들 속엔 다양한 이종의 암세포들이 있다.
둘째, 단일한 암세포 내에서 다양한 변화가 동시에 일어난다.
자세하게 말하면, 항암제에 대항해서 암세포가 변하고, 암세포 자체가 변하고, 암덩어리들 환경에 미세한 변화가 생기고... 그렇게 변수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메인 암세포들만 그렇게 신기에 가깝게 변하는 게 아니라, 꼽사리 껴서 살고 있다는 많은 이종의 암세포들도 그렇게 변한다는 끔찍한 결론이 된다.
항암은 치밀한 관리의 문제: 따라서 암세포와의 전쟁에서 내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는 항암제에만 의지해선 안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항암제 못지않게 면역력을 길러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걸 위해서는 질 좋은 먹거리를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등 육체적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거기서 멈추는 게 아니다. 만병의 근원이라는 화, 스트레스를 다스려야 한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그러니까 육체적 면역력 못잖게 정신적 면역력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역설이다.
결국 암에 지지 않고 하루라도 더 살 수 있는 방법이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관리를 어떻게 하냐는 것으로 수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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