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항암제마다 치료기간 중앙값이란 게 있다. 내가 새로 시작한 인라이타도 그렇다. 이 약의 중앙값은 대략 6.4 개월이라고 한다. 이 정도 기간을 약을 쓰면 더 이상 못쓴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 말은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약에 내성이 생기거나 부작용 때문에 더는 그 약을 쓰는 게 의미가 없다 내지는 소용이 없다는 말과 같다.
하지만 그 중앙값 다음에 나오는 설명을 볼 필요가 있다. 0.33 개월에서 22 개월이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니까 길게는 22 개월까지 쓸 수가 있다는 말이다. 그 보다 더 긴 기간은 안 나온다. 이 약의 설명서대로만 하면 23 개월 이상을 쓴 자료가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런데 항암제를 쓰면서 반드시 알아야 할 용어가 있다. 하나는 무진행생존기간이란 말이다. 이 말은 말 그대로 암이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는 기간이란 뜻이란다. 그러니까 인라이타란 약을 먹을 경우, 그 약에 내성이 생기기 전까지의 기간 내지는 사망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개념은 항암제 전체생존기간이란 용어다. 이 용어는 참 특이한 용어다. 항암제를 복용하기 시작해서 죽기까지의 기간 전체를 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용어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다. 어느 항암제를 시작한 시점은 계산되는 반면에 끊은 시점은 무시된다. 대신에 죽은 시점만 카운팅 된다.
예를 들면, 내가 2020년에 어느 항암제를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2021년에 약효가 없어져서 끊었다. 그리고 2022년에 죽었다. 그럴 경우의 내 전체생존기간은 3년이 된다. 그러니까 그 항암제 없이 산 1년도 그 약의 전체생존기간에 들어가는 것이다.
아니면, 내가 2020년에 어느 항암제를 시작했다. 그런데 그 항암제가 약효가 좋았는데 교통사고로 2021년 말에 죽었다면...그 항암제에 의한 전체생존기간은 2년이 된다.
그러다 보니 전체생존기간과 특정 항암제의 약효는 불분명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 면에서는 무진행생존기간이 특정 약물의 효과를 나타내기에 더 적합한지도 모르겠다. 물론 거기에도 약점은 있다. 그 암이 20% 미만까지 커지는 것도 진행이 없는 것에 포함된다. 그러니까 20% 정도까지는 암의 볼륨이 증가하더라도 '무진행'으로 보는 게 의료계의 관행인가 보다.
참고로 관해라는 개념도 있는데, 그건 암의 볼륨이 작아지거나 사라지는 경우를 나타낸다고 한다.
인라이타 항암제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항암제에는 부작용이 있다. 인라이타의 경우엔 특히 위와 같은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서에 표시한다. 설사, 고혈압, 피로, 식욕저하, 오심, 발성장애, 수족증후군, 체중감소, 구토, 무력증, 변비 등이 그것들이다.
그런 부작용들중 고혈압의 경우엔 응급실로 실려갈 정도로 그 상태가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약, 인라이타의 부작용이 아니라도 고혈압은 아주 위험한 병이라고 한다. 또 우리나라 사람들 중 고혈압에 걸리는 사람들도 엄청난 숫자이고. 아래 그림을 보면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20대 이상 인구의 28%가 고혈압 환자라고 한다. 그게 숫자로는 1,270만 명이라고 하니, 참 많은 숫자가 고혈압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에도 이 고혈압에 대해서 알아보겠지만, 아래와 같은 수치가 나오면 긴급하게 진료를 받거나 응급실로 후송되어야 한다고 한다. 병원에서 혈압을 쟀는데, 그 수치가 180 mmHg에서 120 mmHg 구간에 속할 때라고 하는데, 그런 경우 그 아래에 있는 각종 위종에 노출될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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