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책 한 권 샀다. 어제 3권을 샀으니 이틀사이에 4권이나 산 거다. 아직 사놓고도 읽지않는 책이 7권이나 된다. 그러니 앞으로 일어야 할 책이 11권씩이나 쌓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어제, 오늘 산 책들은 페이지가 수가 400 내외다. 아직 손도 안 대고 있는 그.책들은 1000이 넘는다. 언제 그것들을 다 읽을지 모르겠다...…
오늘 산 책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배신하는 의사들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내 항암여정에 있어 참으로 그 의미가 클 듯하다. 이 책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여기저기 서점을 알아봤었다. 하지만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광화문교에도, 용산 영풍문고에도, 잠실 롯데타워몰 서점에도 없다고 했다. 온라인에서 조차도 귀했는데, 주문하려니 배달까지 몇일이 소요된다고 했다. 그래서 수소문해서 오프에서 구했다.
이 책의 저자 서문과 앞부분을 읽었다. 물론 늘 그렇듯이 목차를 맨먼저 읽었지만… 우선 4기 진행성 암환자 입장에서, 그리고 지난 13년간의 투병생활을 반추하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한 둘이 아닐 듯했다. 물론 난ebook을 통해서 이와 유사한 내용을 가진 글들을 접한 적이 있다. 대부분 면역을 다룬 책들 이었다책들이었다. 진단 초기에 미친듯이 읽었던 책들이 암 많았었는데... 그 내용들의 대부분은 어떻게 암을 치료할 건지에 대한 것들이었다. 결국 약에 관한 것들이었다.
나의 투병기간이 길어질수록 내가 먹는 약의 체내 축적(농도)도 늘어나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말일런지도 모르겠지만 그게 뭘 의미할런지는 안다. 암세포들이 각종 항암제 약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리란 것. 그 암세포들이 더 독해지리란 거. 또 거기에 더해 그 암세포들의 분자적 구조변화를 촉발하리란 것…결국엔 어느 약에도 반응하지 않는 초강력 암세포들를 만들어 내리란 것.
그 정도까지 생각의 지평을 넓히다 보면 암울하기까지 하다. 이 제약산업이란 게 얼마나 대단한지는 지난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도 경험했다. 이 제약 회사들은 우리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과 약사들을 움직인다. 거기에 더해 정치인들을 움직인다. 정부관료들을 움직인다. 그 움직인다는 게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겠지만말이다. 어쨌든 거대한 힘으로 움직인다.
물론 난 약의 효능을 신뢰한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남용도 두려워한다.한다떠나신 어머니의 지난날들을 목도하면서 말이다. 특히 그 부정적 측면이 내게 더 강렬하다. 사실 어머니께서 복용하신 약들은 그 정도를 해아릴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었을 뿐더러 그 양도 어마어마했다. 장례 후 그 약들을 치우는 데만도 반나절 넘게 걸렸다. 왜냐면 규정에 충실하게 폐기해야 했다. 그 규정에 의해서 포장을 다 해체한 후 한데 모아서 약국에 갖다줘야지만 제대로 폐기할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우리 어머니께서는 그렇게 다양하고도 많은 약들을 드셔서... 결국 건강해지셨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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