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수술을 받다 보면 육체에 큰 생채기가 생긴다. 동시에 참 많이도 아프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서 아문다. 육체의 복원력에 놀라면서도 통증이 그리도 빨리 사라지는 걸 경험한다. 그래도 남는 건 있다. 마음의 상처다. 이건 참 오래도 간다. 항암 제1법칙은 마음의 안정이며 ‘스트레스-프리’라는 걸 다시 깨닫는다.
4기 암 진단과 거의 동시에 개복
콩팥 하나와 그 위 부신이 쓸모없게 됐다고 했다. 암이 다 먹어 치우서 그렇다고 했다. 그 둘을 떼어내려면 배를 여는 수밖엔 없다고 했다. 로봇수술을 요청했으나 단칼에 거절당했다.
그래서 배를 크게 열었다. 명치 부근에서 배꼽으로, 거기 배꼽을 중심으로 옆구리까지 배를 열었다. 그리고 내장들을 제치고 콩팥과 부신을 빼냈다 했다. 회복실로 온 후부터 퇴원 때까지 고개나 허리를 숙이지 못했다. 통증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통증은 사라졌다. 물론 상처는 남았다. 아주 크게 남았다. 그런들 수술부위의 아픔은 없어졌고 기억도 희미해지고 있다.
3년째 옆구리 구멍 5개 뚫고 폐 절제
4기 진행성 전이암은 쉬지 않고 자란다. 첫 수술 후 약도 안 먹었기에 양쪽 폐 속 20여 개 덩어리들은 커지고 많아지고 있었다. 보다 못해, 참다못해 세 번째 병원으로 도망쳤다.
새 병원에서 우여곡절 끝에 옆구리 기준으로 앞쪽과 뒤쪽으로 5군데 구명을 냈다. 그런 후 중환자실에서 며칠밤 잤다. 폐를 질라 낸 후의 통증은 장난이 아녔다.
그러나 그 통증, 아니면 아픔은 또한 시간이 가면서 없아졌다. 물론 상처는 남았다. 그런들 그게 날 더 이상 아프게는 하지 않는다.
*이어서 아래 일들이 이어집니다.
▶ 6년째 다리뼈 첫 번째 절단
▶ 12년째 다리뼈 거의 절단
▶ 14년째 고선량 방사선수술
▶ 스트레스는 항암제도 효과 없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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