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전이된다고 한다. 손톱, 발톱 빼고 다 전이된다고 한다. 암 자체도 무섭지만 그래서 더 무서운 건 소리 없이 진행되는 전이암이라고 한다. 내가 그런 경우다. 뼈로 오래전에 그리고 특정 부위 뼈를 충분한 파괴할 만큼 전이됐었음에도 난 알아채지 못했다.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명성이 자자하신 나의 주치의 역시 알아채지 못하셨다. 그 정도로 조용하고 은밀하게 나의 원발암은 전이됐다.
하기야 4기 암 정도의 단계라면 어딘들 암세포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만은, 그렇게 짐작하는 것과 그게 눈앞에 보이는 건 전혀 다른 얘기다. 나의 경우 전이암세포들이 뼈의 피질까지 거의 다 먹어치운 후 골절되기 일보직전에야 그들의 존재를 드러낸 경우다. 한마디로 소름 끼치는 일이었다. 결국 그 다리뼈는 잘라내야만 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고 두 번이나!
그럼 경험을 가진 나로서는 급작스런 시력저하를 느끼는 순간, 어라, 이젠 암이 눈으로 까지 전이되나 보네!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논리적 필연이었고, 합리적 의심이었다. 당연히 시력이 나빠졌다는 내 말에 주치의께서는 두 말 없이 안과 협진을 요청해 주셨다. 왜 그러셨을까? 암은 눈으로는 안 간다는, 전이가 안 된다는 확신 내지는 검증되고 인정된 진리가 없다는 반증이었다. 말이 어렵다. 다른 말은 암은 눈으로도 전이가 된다라는 사실이다.
나의 주치의께서 시력에 대한 나의 말, 정확하게는 '저의 시력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급격하게요'라는 말을 들으시고 하신 첫 번째 조치는 뇌 MRI검사 처방이었다. 그다음이 안과협진요청이었다. 왜 그러셨을까? 첫 번째는 암이 뇌로 전이되면 그 부분이 커지고, 커진 뇌조직이 눈과 관련된 신경을 누르게 되며, 이는 곳 시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셨다.
그럼 왜 mri검사 말고도 안과 협진요청을 하셨을까? 당연히 암은 눈으로도 전이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으리라. 눈에 생긴 암을 안암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럼 폐로 전이된 암을 폐전이암이라고 하니까 눈으로 전이된 암은 눈전이암이라고 부르면 될지 모르겠다. 어떻게 부르든 암은 눈으로도 전이가 된다고 한다.
그럼 어떤 암이 눈으로 전이가 잘될까? 전문가들에 의하면 유방암 환자들과 폐암 환자들에게서 눈으로의 암 전이가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또 신장암이나 대장암 환자들한테서도 눈으로 암이 전이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한다. 갑상선암 환자들 중에서도 역시 눈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맞다고 하니, 그 정형외과 교수님 말씀이 다시 생각난다.
암은, 특히 몇몇 암은, 손톱과 발톱을 제외하고는 안 가는 데가 없다고 단언하신 어느 교수님 말씀이 문득 떠올랐었다. 과연 그 말씀은 맞는 말씀이셨을까? 물론이었다. 그건 사실이라고 협진 진료를 봐주신 선생님께서 인정하셨다. 그러다 보니 항암피부과처럼 항암 안과가 있었다. 아, 이런.
그 안과 선생님께서는 내 눈을 이리저리 참 오래도 살펴보셨다. 그러면서 안암, 편평세포암, 흑색종 등에 관한 말씀을 짧게 하시고는 내 눈의 현재 상태를 말씀하셨다.
'암 > 2023년 4기암과 13년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강 항암 워리어도 병원 가기가 싫어질 때가 있다: 푸드코트 매니저님이 고맙다 (0) | 2023.05.11 |
---|---|
암은 눈으로도 전이 될까: 암 눈 전이, 전이에 의한 안암 (2) | 2023.05.10 |
표적항암제 리뷰, 인라이타가 보트리엔트와 확실히 다른 점 (0) | 2023.04.29 |
표적항암제 바꾸고 2개월: 보트리엔트 vs 인라이타 2개월 복용 후기 (0) | 2023.04.28 |
다시 찾아온 설사 부작용: 표적항암제 대표 부작용 설사, 피로감, 피부 뾰루지 (2) | 2023.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