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병원에 갔다. 이건 별로 유쾌한 일은 아니다. 내 건강을 체크하는 것은 좋은 일이겠으나 운전을 해야 하니 피곤하다. 우선 피부과에서는 좋은 시그널이 왔다. 반면에 오늘 영상검사는 그 판독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
어제 피부과에서는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 말은 피부 트러블이 진정되고 있다는 것이고, 뾰루지 등이 가라앉고 있다는 듯이다. 하지만 1개월분을 더 처방해 주셨다. 등에 새로운 뾰루지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면서. 하지만 1달만 더 먹어보자고 했다. 그리고 쉬었다가 또 나타나기 시작하면 언재든 오라고 하셨다.
교수님께서 부작용이나 특이사항 있는지를 물어보셨다. 그래서 무척 졸리다고 했다. 그랬더니 가려운 데 쓸 약을 준 게 아니었으니 피부과와는 관련이 없다며 처방대로 약을 복용하라고 했다. 내가 나오기 직전, 피부과 약이 독하다던데, 특히 거기에 더해 항생제를 주시니 더 걱정된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음... 뾰루지 자국들이 등이며 가슴에 즐비했으면 좋겠어요!"
피부과 처방약은 미노씬캡슐이었다. 이 약은 노란색과 빨간색이 반반이다. 처방기간 끝까지 복용해야 한다. 또 위장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또 임산부는 절대로 복용하면 안 된단다. 보험이 적용되나 보다. 한 통에 3,600원 꼴이다.
오늘도 아침에 갔다. ct 촬영이 있어서였다. 다행히도 비조영검사였다. 땡큐다! 난 이 조영제 부작용이 기절 일보직전이라서 비상이 걸린다. 전처지, 직전처치, 직후처치, 후처지 등 다 한다. 오죽하면 조영제 클리닉애서 모든 종류의 조영제 반응 검사를 받기까지 했을까...
어쨌든 '넌컨'으로 받았다. Non Contrast의 준말 같다. 교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 조영재를 영어로 contrast라고 하나 보다. 난 영상검사를 하도 많이 받다 보니 방사선이 이젠 무섭다. 내 몸속 그나마 쓸만한 세포들마저 다 파괴하고 있을 거라는 강박에 사로 잡히기도 한다. 그래서 그 육중한 ct 기계를 볼 때마다 돈키호테 눈앞에 풍차 같다. 암 환자 직업병?
난 운전을 즐긴다. 스포츠의 일종으로 본다. 그러다 보니 내가 모는 차는 둘 다 스포츠성이다. 하나는 아예 스포트 쿠페일 정도다. 하지만 다리뼈를 두 번이나 두 동강 낸 뒤부터는 좀 힘들다, 운전이. 특히 이번 두 번째의 경우 뼈 하나를 거의 다 잘라낸 거나 같은 거라서 회복이 더디다.
당연히 움직이기에 불편할뿐더러 아직 통증도 있는 편이다 게다가 목발신세다. 지팡이 짚고 교수님 좼다가 엄청 야단맞았었다. 그러면서 반드시 양쪽 다 목발 쓰라고 명령하셨다. 안 그러면 스크루가 다 부러질 거고, 담은 휠체어신세가 될 거란다. 자기는 더는 수술 안 해주신다며...
어제도 병원 식당 밥, 오늘도 식당밥였다. 아! 집밥이 좋다. 신선한 야채 가득 식탁에 놓고 고추장에 청양고추 썬 거 올려놓고 압안 가득 한입 먹고 싶다. 난 조미료가 너무 싫다. 농약 준 채소도 싫고.
병원 식사들 또 너무 비싸다. 퀄에 비해 비싸다는 뜻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은 죽을 먹었다. 죽! 죽! 죽!... 그나마 다행인 건 푸드코트 매니저께서 벨을 뺐았다는 것! 자기가 갖다 주시겠다고... 흠... 매너 최고! 어제는 어느 여성 스탭께서 갖다 주셨는데... 사양했더니... 내가 갖고 가다가 바닥에 내동댕이 칠 거 같아서 갖다 주는 것이란다. 흠...
오늘 그 매니저님, 너무 감사해서 아메리카노 뜨거운 거로 한 잔 사다 드렸다. 음... 사양 1도 안 하셨다. 그러시면서...
"아! 잘 마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메리카노를 반갑게 받으시며 기분 좋아 보이셨다. 사실 더 고마운 건 나였는데... 그리고 이 분, 날라다 주신 게 이게 첨이 아녔는데... 호의에 감사드린다. 나도 누군가를 위해서 그렇게 해야 하는데... 음, 이 블로그가 그걸까? 내 경험을 통한 정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암 환우님들 파이팅! 그분들의 가족분들, 친지분들, 친구분들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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