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내게 제일 중요한 식사다. 그래서 꼬박꼬박, 안 빼먹고, 잘 먹으려 애쓴다. 오늘이 또 왔음에 감사한 마음으로 일찍 일어나 준비한다.
일어나면 우선 갑상선 호르몬제 1 알 먹는다. 오랜 기간 표적항암제가 갑상선 기능을 엉망으로 만들어 놨다고 한다. 다행인 건 코딱지 만한 한 알로도 정상 수치가 나온다는 것이다. 표적항암제가 바뀐 후 첨으로 엊그제 내분비 교수님 좼다. 인라이타는 파조파닙보다 정도가 약하나 여전히 갑상선에 악영향을 준다고 말씀하셨다.
다행인 건, 6개 월 후에 보자고 말씀하셨다는 사실!
계란 4개를 풀고, 휘스커(whisker, 계란거품기)로 엄청 섞어주고, 참깨 볶은 거, 고춧가루, 새우적을 넣고 또 엄청 섞어준다. 그런 후 물을 좀 넣고-부풀어 오르게 하려면 물을 넉넉하게-큰 냄비에 물을 적당량 넣고, 간장종지를 받침대로 해서 계란찜 준비된 걸 올려놓는다.
불 쎄게 높여 물이 팔팔 끓면 열을 조절한다. 대략 인덕션 5 정도 놓다가, 마무리는 2~3 정도의 은근한 열로 5분 정도 후열하면 좋다. 계란값 비싸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무기질-물 등, 나름 잘 챙겨 먹는다 생각한다. 그렇다고 결벽증적이지는 않다. 그럼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지고, 인생이 경쾌해지지 않고 무거워진다. 난 그게 싫다. 아래는 그냥 참고용 기록일 뿐이다.
지나치게 부족하거나 과잉이 아니라면 신경조차 안 쓴다. 혈액검사도 마찬가지다. 몇 개씩 빨간색 내지는 파란색으로 프린트된 결과들이 보이기도 하지만 정상치에서 엄청 멀어지는 게 아니라면 그러려니 한다. 그런 상태로도 13년째 나름 잘 생존해 오고 있다.
오늘 아침으로는,
수박 4조각,
호밀빵 3 조각,
바나나 1개,
치즈 2개,
참깨와 새우젓과 고춧가루 넣은 계란찜 1 국자,
쨈 2 티스푼,
무설탕 요구르트 1병,
내린 따뜻한 아메리카노 1잔.
내 식단 최대 주의점은 탄수화물 조심이다. 과잉 탄수화물은 암세포들에게는 보약이라고 한다. 이 조언을 난 절대로 안 잊고 산다. 지금은 미국 UCLA에 있는 친구가 해준 말이다.
이 친구는 정상세포에서 암세포로 헤까닥 넘어가는 단계로 석가-박사-박사 후 한 친구다. 인도에서 시작해서 서울 과학 전문 대학원, 영국 캠브리지, 미국... 암세포 따라 인생 유랑하는 과학자 친구다. 나이는 나보다 엄청 어리다. 가방끈은 내가 죽었다 깨어나도 못 쫓아가기는커녕 아예 깜냥이 안 된다. 그래도 친구다. 얼마 전 ucla 옮긴 지 얼마 안 됐고, 짐정리 등 땜 늦었다며... 별 연락처 다 줬다. 개인 폰 번호, 연구실, 이멜, 집 전화번호, 주소.... 이 친구, 나한테 절대로 절대로 탄수화물 과잉섭취 말라고 했다.
이 친구는 키스트 후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 했다. 공학박사 와잎도 그랬고. 하지만 안 됐다. 몸부림쳤지만...이 친구, 좌절 후 방향을 틀어, 코로나 시작점에, 미국 국립보건원에 어플라이 했었을 때 그쪽 책임자가 데려가려고 스토커처럼 엄청 연락했던 재원였는데... 한국은 과연 민족 차별, 인종차별이 없는지... 내 멀티 국적의 외국 친구들을 보며 되돌아본다. 나를 되돌아본다.
오늘 진료, 반가운 얼굴로 간호사님, 교수님, 채혈 샘들을 맞이해야지. 그리고 어젠 통신사 서비스 건 땜 정신없어 9만 원 쫌 넘어 밖에 못 벌었는데... 오늘 간간히 잘하면 한 20은 남겨먹으려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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