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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창작99

한 치 앞도 장담 못할 인생사 어제는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지역단체에서 같이 봉사 활동하는 분이 전해준 말이었다. 5분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말의 뜻을 깨달을 수 있는 또 다른 계기였다. 같이 봉사활동을 끝낸 후 나랑 점심식사를 하자고 했었다. 하지만 난 이미 병원 치과 일정이 잡힌 터라 아쉽지만 간사님이랑 두 분이서 가셔서 맛난 식사 하시라 했다. 짐이 있어 차에 모시고 중국집 주차장에서 내려 드렸다. 그리고 난 급하게 차를 몰아 도 다른 분이 부탁한 곳으로 태워다 드렸다. 난 본래 그날 행사를 마치고 곧장 병원으로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던 부탁을 받았다. 아주 급하니 회의장소까지 태워다 달란 부탁이었다. 나의 계획은 뻐그라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난 그분한테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나와 많은.. 2021. 10. 30.
가을 현충원 하늘에 젖은 마음 말리며 며칠 전 현충원에 갔다. 요즘 날씨는 어떤 마음이든 들뜨게 할 것 같다. 하늘이 어찌나 맑고 청아한지 그냥 몸이 날아올라 흰구름 따라 떠다닐 것 같다. 시름 깊은 마음도 팔을 벌려 하늘을 보면 온갖 시름이 날아가고 젖은 마음도 울긋불긋 단풍을 보면 화사해질 듯하다. 자연이 잘 보존된 곳이라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마다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단심을 뿌려 강토를 지키신 분들이 누워들 계시고, 가진 재산 배운 지식 모두 던져 이웃과 전통을 지키신 분들이 누워들 계시고, 동포와 전우를 위해 귀하디 귀한 목숨을 삼천리에 뿌리신 분들이 누워들 계시고, 허허로운 만주 벌판, 차디찬 시베리아와 연해주, 어딘지 모를 귀퉁이에서 여름을 겨울 같이 겨울을 여름같이 보내신 분들이 누워들 계시는 곳, 하지만 거기를 .. 2021. 10. 28.
내가 잘사는 것보다 잘 살아야 할 이유 내가 없을 때 공허함을 느낄 사람, 몇이나 될까? 끊임없이 그리워할 사람, 몇이나 될까…? 2021. 10. 26.
내일 말고 오늘 밤 입가에 수줍은 듯 수줍어 못 살겠다는 듯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요 그러셨지요 입술이 파르르 파르르 떨리며 다음에 또... 그러셨지요 내 목소리도 얄밉게 떨렸더랬지요 지난번 그 말 믿고 다음을 기다린 게 1년이라 말하면서요 당신의 양볼엔 보조개가 아랫입술은 윗입술과 떨어져 미소를 짓고 당신의 검지는 아랫입술 위에 놓였더랬지요 내일은 어떠세요... 당신은 눈가에 호기심 가득 짓궂은 미소를 그리며 물었지요 난 왜 오늘 밤은 안 되냐고 물었어요 저렇게 불그스레 석양은 물들고 해는 진지 오래인데 당신의 불그스레한 양 볼 당신의 파르르 가녀린 입술 이 밤 가고 사라지면 어떻게 살라고요 하면서요 2021. 10. 25.
네 맘 내 맘 거위 우는 소리를 좋아하는 왕희지가 한 소문을 들었다. 중국 회계라는 땅에 사는 어떤 노파가 기르는 거위가 너무도 잘 운다는. 왕희지는 그 노파에게 사람을 넣어 그 거위를 팔라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그 노파는 거절했다. 왕희지는 그 거위를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 노파에게 전갈했다. 노파는 천하의 귀빈이 온다는 소식에 그 거위를 잡아 왕희지와 그 일행에게 고기로 대접했다. 이 고사 속 노파의 행위는, 세상의 번거로움에 묶인 세상 섭리의 가치관인가? 세상의 가치 기준을 벗어난 초월적 가치관인가? 2021. 9. 15.
나의 5복 소망 요즘 미디어에서, 영끌 아파트니, 아파트가 몇 평에 얼마니, 브랜드가 뭐니, 유튜버가 얼마를 버니... 키워드는 재물인 듯하다. 서서히 끓는 재물 냄비 속, 자학하는 탐욕 개구리, 누군가 이만큼 많이 가지면, 누군가는 그만큼 적게 갖는 이치. 인생의 우선이 목숨이 아니고, 재물이 우선이라 함은,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앞이 뒤를 따라가는 것처럼, 내겐 낯설다. 여기서 ‘나’는, 삶이 상대적으로 짧을 것이며, 허명과 허욕과 집착이, 암세포들 보다 더 내 명줄을 재촉할 게 뻔한, 4기 암 환자를 말함은 물론이다. 누가 나 같은 사람에게, 인생의 귀한 복 5가지를 말하라 한다면, 하루라도 더 사는 것이요, 만나면 기쁜 벗 들이며, 한 군데라도 더 여행하는 것이며, 하루라도 평안한 일상이고, 하루 두 끼 안 굶.. 2021. 9. 15.
그리움 부르는 저녁노을 잎들은 물들고 볕이 된 해는 그들 위에 잠시 머무르는 듯했다 오래된 정자나무 아래 배낭을 내려놓고 버스를 기다렸다. 먼발치 쪼그려 앉은 할머니는 일모의 해를 아쉬워하듯 내 눈빛을 아쉬워했다 그날, 차에 오른 나는 늦가을 풍경되어 멀어지는 흩어지는 그 미소를 보았다 2021.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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