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강화읍으로 향했다.
차가 하도 밀려 혼난 적이 있어서
국도가 아닌 고속도로로 갔다.
영종도로 향하는 인천공항고속도로,
톨게이트 직전에서 강화도로 빠지는 길이 있다.
거기 인터체인지 완전 미로다.
출구 조심!
초지대교를 건너 강화도로 접어들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차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강화 고인돌 유적지로 향할 심산이었다.
하지만 배가 고프다고 같이 간 친구가 말했다.
음... 하지만, 난 커피가 고팠다.
집 나와서 파리바*트에서
팥빵 두 개와 물 2병으로 때웠지만...
오늘 아침은 기온이 너무 돌발적이었다.
2도!
10월 중순에 2도도 놀랍지만...
이틀 전엔 25도였었다.
우리가 자연을 미치게 만들었음에 틀림없다.
주식시장만 급전직하가 아니다.
기온도 그랬다.
충격이다.
품질 좋은 원두를 갈아 만든 커피가 필요했다.
난 집에서도 원두를 갈아서 먹는다.
그 맛에 입이 노예가 됐다.
이젠 아무 커피나 못 먹는다.
슬 안 마시고, 담배 안 피우는 대신에...
입이 고급 커피를 찾는다.
주제 파악이 좀 그렇다.
주변을 둘러봤으나 고급은커녕 중급도 없었다.
탐앤*스가 있었고,
이디*멤버스가 보였지만...
옛날엔 물 마시 듯 잘도 마셨지만...
고급 원두 맛에 이젠 거르는 브랜드다.
참 이놈의 입은...
할 수 없이 같이 간 친구 따라서 롯데*아에 들어갔다.
난 햄버거는 절대 안 먹었고,
안 먹는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맛이 그냥 싫다.
친구 주문 햄버거를 기다리다 맞은편 건물을 봤다.
나무가 건물의 거의 반을 가렸다.
신기했다.
위쯤 되면 대부분 나무를 잘라버리거나...
가지를 모조리 학살시켜 버리는 게
눈에 아주 익숙한 풍경이다.
이유는 간판을 가려 돈벌이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라나 뭐라나...
하지만 저 건물주 내지는 임대인은
참 돌연변이일 듯하다는 생각부터 떠올랐다.
참 고색창연하다.
한동안 바라보고 있자니...
저 건물주 또는 임대인에 대한 생각이 확 바뀌었다.
존경!
찬양!
담에 여행 와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저 병원에 들러보리라...
너무 시간을 써버렸다.
덕분에 지척에 있는 고려 왕궁터는 제치기로 했다.
그러자 고인돌 유적지도 건너뛰자는 맘이 들었다.
정체모를 햄버거와 콜라를 마신 그와,
2천 원짜리 커피를 마신 나는
외포리 쪽으로 틀었다.
가는 길 어디 길옆에 보여서 찍었다.
멋있고 여유롭게 보였다.
완전 나무들에 둘러싸여 있다.
완전 산소 정원!
나도 나중에 저렇게 살아야지!
......
그때까지 살 수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한참을 가다가 벼르던 이규보 묘역에 들렀다.
몇 해 전에도 들렀었고,
십수 년 전에도 들렀었지만...
참 호기심 많이 가는 장소다.
호기심 많이 가는 분이시고.
60년도 안 사신 분이신데,
책도 참 많이도 쓰셨나 보다.
55권!
대략 30 다 되셔서 고시 비슷한 걸 되신 후,
문인이었음에도
무인집권기 위세가 얼마나 하늘을 찔렀으면...
무신정권에 적극, 아주 적극 협조하셨다고 전하나 보다.
사실 그게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었을 듯도 하다.
이분!
고대사 연구에 획을 그을 계기를 넘어서,
그 원천을 제공하신 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
'백운거사'라 자칭하신 분,
[동명왕편]이니,
[동국이상국집] 이니,
[대장경각판군신고문] 하며,
[백운소설] 같은
고대사 연구에 엄청 중요한 기록들을 남기셨다 한다니......
그나저나 그렇게 훌륭하신 분이셨음에도...
백골은 간 데 없고,
봉분을 덮은 흙만 남았을 터이니...
한 시간 정도 머물렀음에도,
나 이외에 이 묘역으로
들어오는 이 못 보고 나왔으니…
참 뭐랄까......
그럼에도,
하여간,
강화도는 그 자체가 문화유적이고,
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처에 선사시대 유적들이,
고대사와 중세사 유적들이,
곳곳에 근대사 유적들이...
또 한편으론 땅을 안 가리고
다 파 제끼고,
펜션에 뭐에...
해도 좀 적당히 좀 하시지들...
전에 외포리 선착장을 좀 지나다가가
아래와 같은 꽃들이 보이는 집이 있어,
향기에 끌리고,
또 끌려서,
안으로 들어가 보고 싶은 맘이
하도 강해서,
몇 번을 들어 가본 적이 있는 집이라서,
이 집 마당에서 보이는 모습도
몇 번을 봐도 좋고 해서,
길 쪽으로 마련한 마당에 차를 세우고,
문을 밀고 들어가면,
이런 뜻밖의 예술품 같은 장식이 나오고,
맞은편으로 마치 맞창난 집처럼
건너편이 보이고,
아래 사진은 그 반대의 경우.
문을 밀고 나오면서 보이는 마당의 모습.
어쨌든...
문을 밀고 들어가면
왼쪽에 화장실이 보이고...
화장실 벽엔 커피 지도가 걸려 있고...
흐음, 이 집 주인장님...
커피 제대로 만들기로 작정하시고
이 집 여신 게 아닐는지...
화장실,
엄청 깨끗하고,
냄새 안 나고,
자연빛과 인공조명이 앙상블 이루고...
주인의 서비스 자세와
심성을 알 만 하다.
이런 집이 그렇게 흔한 건 아니다.
물론 화장실 창에 걸려 있는
커튼을 제끼자..
물론...
거미줄은 있었는데,
상생이 아닐는지...
아니면 모기 잡는 용도?
나도 우리 집
식탁 밑에 거미 한 마리 키우고 있다.
나만 안다.
조그만 녀석 같은데,
조그만 거미줄 치고 산다.
식탁 위로 올라오는 것 본 적 없으니...
공생 이리라.
그러니 살생할 이유도 없고...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다.
당연히 갓 구운 스콘이니 비스킷이니...
그런 맛난 빛깔의
맛난 향이 코를 자극하고,
자세히 보면 이렇다.
또 아래와 같기도 하고,
또 아래와 같기도 하다.
식욕 작렬!
자리를 잡는다.
내가 사랑하는...
그 자리.
뷰가 좋다.
그러나 이 집이,
뷰니, 비스킷이니 해도...
단연 커피 맛!
묵직하고,
깊고,
적정 산도 작렬....
이 커피 맛.
난 이 집서 핸드드립만 맛 볼뿐......
이 집 커피 천천히...
한 두어 시간 마시고,
내 일행 분은...
스콘에,
쿠키에,
수제 잼 특별 서비스받고...
그러든 말든 난 창가로 시선 고정 후
하늘에서 내려온 햇빛과
잔 물결이
서로 어울려 교합하는...
아니면... 환상을 한참이나 완상 할
뿐!
무념무상 내지는 멍 때림.
사실 생각이 거추장스러운 환경이 있으니...
생각도, 입도 때로는 닥칠 필요가...
참 요상하고도
신묘로운 풍경이다.
아래 말이다.
산과 바다와 섬과 논과 황금빛 곡식...
그 사이에서 날 실과 줄 실로
인생을 엮어 나가실 저 농부네님...
농부님, 논에서 돈 많이 많이 나오길
비나이다 비나이다.
외포리 포구 조금 못 미쳐
어느 집,
위와 같은 순진무구한 눈으로
날
쳐다보시던 님네들...
어느새 한 분만 남으시고,,,
이런 신세가 되실 줄...
짐작이나 하셨었나요??
내 삶도 문 열고 나가면...
바로 한 치 앞도 장담 못하련만...
불쌍한 저놈들 대신...튀김이나 사다가,
튀김 애정 하는 사람에게
선물이나 하고...
기름기 작렬할진대
기름도 녹일 겸
비타민도 섭취할 겸...
손수 담은 듯 때깔 고운 고추장에
풋고추 풍덩 담갔다가...
이 오메가 6을 몸 안에 잠시 넣었다가
오물오물...
냠냠냠...
네놈들이 분명
무항생제로 세 끼를 삼아
잘 살다 온 놈들이렸따?
네가 종장엔...
아님 나도 종장엔,
소나무 아니면 물고기 밥으로
저리 되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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