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거의 30년 넘게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외국인 친구들이 여럿 있다. 그중엔 미국 서부 산골짜기에 살고 있는 친구이자 형이란 사람이 있다. 그는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은퇴했다. 그리고 한동안 필라델피아에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 정반대 방향 미국 서부 오리건 산골에 정착했다.
그 형이 미국 동부 살 때 그 형 집에서 묵으며 동부 여기저기를 여행한 적이 있었다. 아마 2010년 경? 서울에 오랫동안 살고 있는 사람에게 동부 대도시들은 그닥이었다. 별거 아니라는 게 아니라 느낌이 그랬었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뻔했다. 내 DNA 속에는 충청도 촌놈의 그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서울살이가 40년 가까이 되는데도 이상하게도 정서적으로 아직 캰츄리 꼬꼬다.
이 형 덕분에 여기 이런저런 사진 속 동네들을 주유하면서 2주 넘게 보냈었다. 무슨 촌 구석에서 지루하게 2주 넘게나 할는지 모르겠지만 독특하고 고유한 개성을 지닌 풍경을 좋아하는 나에겐 딱이었다. 더군다나 여행할 때마다 그곳 사람들과 친해지고, 커피 한 잔 하는 걸 미치게 좋아하는 탓에 내겐 여기가 진짜 딱이었다.
높은 건물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마 내 기억에 2,3층짜리 몇 개 본 것 말고는 높은 건물이 안 보였다. 옛 모습이 남아 있고, 와일드하고 터프하지만 심플한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의 모습은 평화로워 보였다.
야생! 좋다. 이 동네가 옛날 서부 개척시대, 무법자 시대의 그 유명한 형제들 고향인가 보다. 이곳은 공공장소 총기 소지가 합법이란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하지만 생각이고 뭐고 딱 이틀이 지나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원시림 같은 자연림이 울창하고, 집들이 산속에 있고, 띄엄띄엄 떨어져 있다. 게다가 곰도 마당으로 어슬렁 거리고 다닌다. 그런 이유를 알만도 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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