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치료(병원에서는 방사선'수술'로 불렸다) 후 3일간은 누워있다시피 했다. 밥맛도 없고, 피곤하고,..., 그랬었다.
덕분에 몸무게는 57.8kg까지 내려왔고, 두 눈은 퀭해졌다.
그래도 움직여야 한다면서, 각기 다른 날 수지랑 판교에도 갔다 왔다.
21년째 쿱 체이지 레버 기판이 이상이 있단다.
멀리서 왔으니 깎아주신다고 대표님께서 제의하셔서 민망했다.
체인지 레버 분리 후 3시간 넘게 수리에 매달리셨는데...
그리곤 "커피 잘 마셨습니다~" 하셨다.
갈 때 질 좋은 모닝커피를 사다 드렸었다.
여러 번 전화통화 후 진작 갔어야 하는데,
방사선수술 땜 밀리고 밀렸었다.
미안한 것 나였었는데...
운행 중 이상 있음(그럴리는 절대 없다시면서도) 언제든 오란다!
고마웠다.
이게 정품이 부가세와 공임 포함 200 가까이....
21살 자동차, 연식이 너무 된 듯하다.
하지만 아직 쌩쌩해서 10년은 더 탈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좋단다. 그 말에 오면서 비싼 돈 들여 세차 싹 했다.
목욕하니 반짝반짝 ㅎㅎㅎ
또 13살 돼 가는 suv도 파워 펌프에서 오일이 새고 있었다.
거기 또한 바람 쐴 겸 겸사겸사 갔다 왔다.
판교 센터 팀장님은 수리가 끝나고도 날 못 가게 손을 끌었다,
3층 구내식당으로 끌고 가시더니...
소고기 고명 얹은 쌀국수를 내 식판에 한가득 담아 오셨다.
할리 몰고 F-250 모시는 스타일,
시원시원.
며칠 잘 못 먹은 탓에 냉면 먹으면 식감 있을 듯해서 단골집 들렀다.
역시 냉면!
… 게눈 감추듯 했다.
오늘은 미팅이 있는 날였다.
보험회사들 중 깐깐한 한 곳에서 나 좀 보잔다.
2022년에 연락하고는 가만있다가 2024년 돼서 보험청구하니 현장심사를 해야겠고. 동의서 땜 만나고 싶단다.
그래서 만났다.
난 서로 정직하지고 했고,
증명할 테니 나 만나서 확인하는 걸로 뚱치자고 제안했다.
나머지 두 회사는 내가 보내준 증빙자료로 전결 했는데, 당신네는 넘 심하다 했다.
손해사정인께서는 양해를 구했다.
어쨌든 무사히 잘 끝냈다.
이어서 여의도에 갔다.
2017년 10월부터 쓰기 시작한 폰이 맛이 가고 있었다.
어찌하면 좋을지 센터에 가보기로 했는데…
충분히 쓰신 것 같으니 그만 쓰시란다.
수리비 대비 효용이 별로란다.
배터리 충전이 되다 안 되다… 어떤 땐 하루종일 충전해도 1%…
그래도 버라기 아까워 부품용으로 당근에 내놓으니 2분이 채 되기도 전에 득달같이 연락이 왔다.
마포에서 빨리 보잔다.
거기 가는 길에 하늘은 높고, 그 높은 하늘에 구름들이 철학적, 기하학적 분열식을 하고 있었다.
바람도 선선 해져서 창문을 열고 달리니…
방사선치료 피로감이 하늘 높이 날아가 버리는 듯 몸이 한결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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