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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13년 전원, 두 번째 수술, 폐 절제

암삶 33-암 수술 후 좌절을 넘어 적극적 '긍정'과 ‘낙관’의 항암제를 먹겠다(2013년)

by 힐링미소 웃자 2021.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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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긍정' 하기로 했다.

내가 먹을 항암제가 없다는 사실도,

폐 수술도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내 몸에 수도 없이 많은 시한폭탄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도,

그리고  머지않아 서서히 죽게 되리란

사실도.

 

전원 의뢰서를 받아 나오는 길에

난 그 병원에서의

모든 기록과 영상을 발급받아 나왔다.

초진 기록, 수술기록, 추적검사기록,

약 처방전, 검사결과지 등을.

봉투에 넣으니 두툼해졌고,

영상 자료까지 더하니

가방에 넣어야 할 정도로

많아졌다.

 

이 병원에서 딱 24개월 동안

진료를 받았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원했던 교수님과도

곧바로 연결됐고,

그 교수님의 배려로

빨리 수술을 받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서 무지막지한 크기의 암덩어리를

떼어낼 수가 있었고.

그 두 가지는 아주 감사드릴 일이었다.

 

물론 아주 어처구니없고

어쩌면 불법이었을 일도 경험했었다.

그 일이 나를 낙담하게 했고

배신감을 갖게도 했다.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생기게도 했고...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그것들에 대해 말하고 싶다.

 

또 지난 2 년 동안

암세포들의 크기가 커졌고

암세포들의 개수도 늘었다.

소위 암의 볼륨이 커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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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의료기계로는

0.5cm 보다 작은 암세포를

잡아내기가 힘들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암의 크기’가

1cm 에서 2cm로 커졌을 경우,

전체적인 볼륨도 2배가 되었다는 게 아니라,

사실은 8배로 커졌다는 걸 의미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내가 그곳에서 무엇을 했나?'라는

고민과 무관하게

내가 그 병원에서의 2년간의 진료를

마감할 무렵엔

제일 큰 암 덩어리의 지름은

2.3cm가 되어 있었고,

개수는 최소 20개가 넘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그 모든 사실들을

긍정하기로 했다.

그 '긍정'과 더불어

그 두 번째 병원과도

작별을 고했다.

 

그 어마어마한 크기와 규모의

병원을 빠져나오면서 생각했다.

'저토록 많은 숫자의 의료진과

첨단 의료장비를 가진

한국에서 몇째 안에 드는

초대형 대학병원도

그 규모 대비 티끌만 한 크기도 안 되는

암세포를 잡을 수가 없구나!'라고.

 

그러면서 두 가지 결심을 했어.

 

우선은,

그래?

그렇다면 이제 난

이 모든 걸 인정하는

'긍정'이라는 항암제를 먹으리라!

 

그다음으로는,

그래? 

언제 가는 죽을 거

그저 남들보다 일찍 죽을 뿐,

뭐 그리 억울해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그러니

'그래 나도 잘 살다 가는 거야!'라는

'낙관'의 항암제도 같이 먹으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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