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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13년 전원, 두 번째 수술, 폐 절제

암삶 37-폐전이 폐암 수술 3_폐 수술 장점에 주목하며 폐결절 떼내는 수술에 동의하다(2013년)

by 힐링미소 웃자 2021.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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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병원에서 집으로 오면서 생각했다.

"부정적인 면만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하나의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고 나면
또 다른 부정적인 생각이 뛰쳐나오고,
그놈이 사라지면 또 다른 부정적인 놈이 나오고...
끝이 있을까?"

"부정적인 면만을 보고,
부정적인 것에 더 무게를 두는 건...
이건 분명 고약한 버릇이다.
이건 분명 습관이다!"

 


"그래! 그럼 이젠 긍정적인 면을 보자!"

그러면서 난 나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다.

"자, 난 아직 살아있다.
의사 선생님은 큰 암덩어리들을
떼어낼 수 있다고 한다.
수술이 가능한 몸 상태라고 한다.
떼어내고 약을 써보자고 했다.
약효가 있을지도 모른다 했다.
낫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더 커지는 걸 막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도 한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내 입에서는 자연스러운 결론이
뛰어나왔어.

 


"자 그럼 한 번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그래 한 번 해보자!"

나는 휴대폰을 꺼냈다.
그리곤 병원에서 받았던
그 전문간호사 선생님의 직통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말했다.

“수술하겠습니다.”
“결정 잘하셨습니다.”

며칠이 지나 주치의 교수님을 뵈었다.
"수술하시기로 결정하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예. 교수님."
"잘하신 결정입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그럼 이렇게 할까 합니다. 우선 항암에 도움이 될 조언을 줄 항암 전문 영양사를 만나시길 바랍니다. 그러고 나서 제가 수술을 집도하실 선생님께 수술 의뢰를 하겠습니다. 그전에 혹시 염두에 두고 계신 선생님이 있으신가요?”
“예, 교수님. 제가 염두에 두고 있는 교수님 한 분이 계신긴 합니다만..."
"아, 그래요?"
"교수님, 무엇보다 제 의견을 여쭤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하하 어려운 결심을 하셨는데요….”

난 수술 제의를 받은 후 많은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수술하는 쪽으로 결심이 서갈 무렵,
어느 교수님이 내 폐를 여시는 게 좋을지를 고민했다.
딱 한 분이 단연 내 시선을 끌었었다.
“교수님, 혹시 자칭 ‘칼잡이’라 칭하시는 *** 교수님은 어떨까요?”
“아! 그 교수님을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예. 여기저기 많이 찾아봤습니다. 폐암 수술의 선구자이시고, 고난도의 수술을 수도 없이 하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너무 훌륭하신 분 같으셔서 수술은커녕 상담이라도 한번 받아봤으면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교수님께서 그분께 수술을 의뢰해주신다면, 저에겐 너무 감사드릴 일입니다.”
“별말씀을요. 그럼 그 큰 세 덩어리를 똑 떼어내 달라고 부탁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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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마운 마음으로 그 교수님의 진료실을 나왔다.
우선 그 세 덩어리를 떼어내고 나서….
나머지 다닥다닥하게 붙어있는 것들을
표적 치료제로 관리를 할 수 있을 거라면,
이건 어쨌든,
"새로운 기회가 되는 거야!"
라는 확신이 들었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바보 같은 결정은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미래를 위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
일지도 모른다는 갑작스러운 생각에,
조금 전 그 교수님 진료실에서
기쁜 마음과 목소리로
수술에 동의한 것에 대해
나 자신에게
"너 참 잘한 결정이었다!"
라는 칭찬을 했다.

그러고 나서
그 영양사 선생님을 만나러 암병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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