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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늦을 때란 없다

암 진단 후 삶의 변화와 소비 패턴 - 4기 암환자의 생활 패턴 변화

by 힐링미소 웃자 2022.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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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내가 자주 가는 서울역사박물관에 갔다. 날씨도 좋았고, 후원의 단풍도 좋았다. 이 역사박물관은 경희궁에 연해 있어 좋다. 12년째 다른 삶을 살고 있다. 12년 전에는 지금과 달랐다.

암 진단 전 생활 패턴

 

  •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 5시에 집 나가기
  •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 10시에 일 마감하기
  • 토요일 아침에 집 나가기
  • 토요일 오후 5시에 일 끝내기
  •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 끝내고 고기에 술 한 잔 하기
  •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균 수면시간 4~5시간
  •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 때문에 대부분의 점심 건너뛰기
  • 토요일 5시 일 끝나면 박으로 여행 가기
  • 박으로 여행간 곳에서 밤에 술 마시기
  • 음식은 주로 식당 거나 컵라면 내지는 후라이드 치킨
  • 그 후라이드 치킨에 소주 반 병 후 생맥주 500cc 두어 잔
  • 또는 삼겹살
  • 삼겹살에 딸려 나오는 야채나 반찬은 거들떠도 안 보기
  • 주말에 높고 깊은 산 등산
  • 주말에 여행 안 갈 때는 한강길 자전거 격렬하게 타기
  • 일요일 밤 돼지고기에다가 김치 같이 구워 위스키 더하기 병맥주

 

 

 

암 진단 후 생활 패턴


암 진단 후 내 삶은 거의 180도 달라졌다.

  •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아침 5시에 일어나기
  • 최소한 1시간은 운동하기
  •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동네 뒷산에 가기
  • 뒷산에서 뛰거나 운동기구로 운동하기
  • 밤 9시가 되면 무조건 취침하기
  • 매일 최소 반 권 이상 독서하기
  • 일체의 고도로 가공된 식품 안 먹기
  • 농약이나 비료로 키운 채소 안 먹기
  • 항생제 들어간 육류 안 먹기
  • 무농약, 무항생제 식품 먹기
  • 반드시 하루 한 개의 사과 먹기
  • 해독주스 반드시 만들어 먹기
  • 해독주스에는 반드시 양배추, 사과, 당근, 블루베리, 브로콜리, 바나나 넣기
  • 술과 담배 한 모금도 안 하기
  • 외식 안 하기
  • 먼 거리 대신 근교 공원이나 박물관 가기
  • 카페에서 디카페인 마시기
  • GMO 먹거리 절대 안 먹기
  • GMO 없는 재료로 만든 제빵과 제과류만 먹기
  • 일체의 탄산 음료수 마시지 않기

 

암 진단 후 삶의 전환점 내지는 마디


진단 후 생활은 5개의 마디로 나뉜다. 진단 직후부터 폐 수술 전까지, 폐 수술 후부터 다리뼈 절단 수술 전까지, 다리뼈 이식 후부터 동네 봉사활동 전까지, 동네 봉사활동 후부터 뼈 전이암 재발 전까지, 뼈전이암 재발 후의 진행 중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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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자의 일상

 

그런 생활을 10년을 했다. 그런데 11년째부터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

  • 동네 봉사 활동하기
  • 봉사활동에서 총괄 디렉터 하기
  • 동네 사람들과 회의하고 식사 같이 하기
  • 카페 자주 가기
  • 외식하기


그러면서 나의 카페 돌이 생활이 시작됐다. 그러면서 술과 담배 대신에 커피와 제빵류가, 그리고 외식이 내 생활에 깊숙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팀원들과 함께하는 모임과 식사자리에서는 당연히 법인카드로 지출했다. 따라서 내 주머니에서 돈이 나갈 일은 없었다. 그러나 그런 생활 중에 내 삶에 시나브로 스며든 게 있었다.

  • 카페에서의 삶
  • 제과 제빵류와 함께 하는 삶
  • 해독주스와의 멀어짐
  • GMO 식품 섭취
  • 농약이나 비료 준 음식 재료 소비
  • 항생제 사용 식재료 소비

 

4기 암 환자의 생활비와 물가와 기본권

 

그런데 어머니께서 요양병원에 계시기 시작하면서, 아버님께서 거동이 아주 불편해지시기 시작하면서 소비 영역이 하나 더 늘었다.

  • 1박 2일 고향으로의 장거리 여행
  • 무지막지한 연료비

 

거기에 인플레이션이 내 삶을 에워싸고 이제는 디플레이션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인플레이션 속 암환자의 삶은 고단하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필수적인 게 의식주 해결이라고 한다. 암 진단받고 나면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뜻대로 안 된다. 그런데 암환자의 삶에는 하나가 더 얹힌다. 의료비다. 여기엔 병원 진료비와 수술비 그리고 약값이 포함된다.

고물가 인플레이션 상황 속 삶의 질은 더 힘들어진다. 보통사람들도 삶이 힘들어진다. 암환자와 가족의 삶 또한 그렇다. 그렇게 삶이 암환자가 되는 정도에서 멈춰도 고단한데, 암환자에 더해 나처럼 신체적 장애인이 되면 그 정도는 더 심해진다. 바로 기본권에 속한다는 (거주) 이전의 자유와 또한 문화적 생존권이라고 부를만한 생존권적 기본권인 여가와 취미생활에 관련된 고단함이다. 내가 생각하는 문화생활은 사치나 덤이 아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이라고 할 노동과 휴식 또는 놀이에 관련된 최소한의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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