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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항암과 구강 건강, 암 환자 치과

암 턱뼈 전이의심 조직검사를 받으며 1

by 힐링미소 웃자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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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직검사를 하기에 앞서 치과 교수님께서는 몇 가지를 확인하셨다.
“어떻게... 비뇨기과에서 안내해드린 대로 항암제는 멈추셨었는지요?”
“예, 교수님””
“유로에서 조직검사 3일 전부터 항암제를 중단하라고 했지요?”
“예, 교수님. 3일간요.”
“조직검사 끝나고는?”
“예. 역시 중단하라고 안내받았습니다.”
“조직검사 끝나시고는 2일만 중단하시면 되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물론 지난번 진료에서 미리 안내된대로 엑스레이가 먼저 시행됐다.
이미 로컬 치과에서의 지난 5개월간의 모든 영상자료를 제출했음에도 혹시나 모르니 조직검사 직전에 다시 한번 찍어 보자고 하셨었다.
혹시 모를 상태의 변화는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라 하셨다.
그 결과를 놓고 치과 교수님의 설명이 있었다.
영상 속에는 윗쪽 턱뼈인 상악과 아래쪽 하악이 나타났다.
그 영상을 통해 치아들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것은 물론이었다.
더 나아가 그 문제의 46번 치아와 주변 치골의 상태도 알 수 있었다.
아마추어인 내 눈에도 큰 동굴처럼 보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 치아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런가요, 교수님?”
“네. 턱벼가 이렇게 녹았다는 것에 대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
“저 이빨 때문에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네...”
“물론 약물, 드시는 항암제가 염증의 회복을 방해해서 그렇다는 대전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예.”
“하지만 그러함에도 저 치아는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더는 쓰실 수가 없습니다.”
치과 교수님은 그 점을 오늘뿐이 아니라 그 치아를 처음 보신 날부터 여러 번 강조하고 계시다.

내 몸은 눕혀졌다.
예의 그 천이 내 얼굴 위에 덮혀졌다.
먼저 소독이 시작됐다.
아랫입술과 그 주변, 윗입술과 그 주변, 그리고 콧구멍 쪽과 콧등까지 그렇게 소독이 됐다.
난 거기서 끝날 거라 짐작했었다.
그러나 입 안도 소독을 시작하셨다.
아랫잇몸의 안과 밖, 윗잇몸의 안과 밖 그렇게.

 

 


이어서,
“좀 따끔할 겁니다.”
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이어졌다.
옆에서는 30대 말쯤 되셨을 간호사님께서 돕고 계셨고, 또 다른 한 분의 의료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역시 그분의 것으로 짐작되는 부산한 몸 짓을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잇몸과 가까이 있는 볼 쪽으로 주삿바늘이 들어왔다.
이어서 46번 치아 쪽 잇몸에, 좀 더 앞쪽으로 또 하나, 더 앞쪽으로 두 대씩 모두 5대의 마취제가 내 구강의 2분의 1을 얼얼하고 무감각하게 만들었다.

“ 자~좀 기다리겠습니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어서,
“마취의 효과를 위해서 조금만 기다리는 겁니다.”
라고, 보충 설명도 하셨다.
참 친절하시고 자상하셨다.
그렇게 대략 5분쯤 기다렸다.

이윽고,
“자, 시작하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바쁜 손놀림과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고 짧은 대화가 이어졌다.
“3번!”
“3번요?”
“어. 아, 아니 5번 큰 걸로.”
“작은 거 2번은 안 되고요?
“
"그런가?”
무슨 암호처럼 두 분의 대화는 그렇게 내게는 들렸다.
이어서,
“그 문제의 치아를 발치하겠습니다.”
그 소리를 들을 때쯤 해서는 치아나 잇몸을 건드리는 손길이 있다는 것 외에는 어떠한 감각도 느낄 수 없는 상태로 마취는 농익었다.

서너 번의 가벼운 손놀림 후에 두 번의 억센 손동작이 느껴졌다.
무언가가 내 몸에서 떨어져 나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문제의 치아들을 뺐습니다.”
생각은 그 발치된 것들을 보고 싶었다.
그러나 천에 뒤 뒤덮인 얼굴, 두 눈은 거기에 붙어있었기에 바람뿐이었다.
지체 없이 그 교수님의 대사가 이어졌다.
“이제는 조직을 채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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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조직 채취는 대략 5분 정도 이뤄졌다.
예리한 조각칼로 깍듯이, 아니면 대패질하듯이 같은 동작이 여러 번 이루어졌다.
어느 순간 미세한 통증이, 통증인 듯 아닌듯한 그 어떤 느낌을 받았다.
내 몸이 나도 모르게 순간적으로 비틀어졌다.
그 행동은 내 의지와는 상관없었다.
본능!

손바닥을 서로 마주한 채 움켜쥐고 있던 두 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빨래 짜듯 비틀어졌다.
역시 본능이다.
두 손바닥과 손가락 사이사이에 땀이 밴 게 느껴졌다.
“불편하시면 말씀하세요.”
여기서 어떻게 말을 할 수 있을까!
교수님의 '말하라!'는 표현은 표시를 하라는 뜻이었으리라.
언어의 행동과의 비등가성이란...

“여기 석션, Suction”
그 지시와 함께 가느다란 물체가 그 수술부위 밑을 오갔다.
하지만 치과에서 일반적으로 들리는 석션 소리와는 따르게 들렸다.
“아마... 검붉고 끈적끈적한 피가 나올 거야...”
난 속으로 생각했다.
“저 정도의 점도라면… 아마 내 입술에라도 묻으면 분명 달라붙어 말라서 흔적이 남을 거야.”
난 이 희한한 상상을 멈출 수가 없다.
수술받을 때마다 이렇다.
“이게 도대체 몇 번째 수술이야?”
난 소리 없는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몸은 눕혀져 치과 교수님 손에 맡겨졌고… 거기에서 빠져나온 혼령과 대화를 시작했다.
소곤소곤… 소곤소곤…
“음… 어릴 때 자전거 타다가 미니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면서 부러진 팔 한 번, 축농증 땜 또 한 번, 고등학교 때 테니스 장에서 라켓에 찢어진 눈두덩이와 인중 땜 또 한 번, 30대 중반이었던가… 임플란트 두 개도 했지…그리고 40 중반에… 암… 콩팥 땜… 전이된 폐… 전이된 다리… 결국 이젠 턱뼈 전이 의심으로 발치에 조직검사까지…?

 

https://wifipw.tistory.com/entry/항암제와-치통-신경치료-권유-받은-후-항암제-휴약과-치통-변화

 

항암제와 치통: 신경치료 권유 받은 후 항암제 휴약과 치통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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