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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늦을 때란 없다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그리고 폐전이암 수술 때 생각

by 힐링미소 웃자 2023.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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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좋은 공기질 속에서 생활하다가 오늘 같은 날 맞닥뜨리면 공포감이 밀려온다. 숨을 제대로 못 쉬는 게 얼마나 큰 공포인지를 경험해 봤기 때문이다.

 

 

출처: 애플 웨더

 

암(원빌암)이 폐로 전이됐는데, 1~2.5cm 정도 크기의 다양한 암 덩어리들이었다. 그것도 20여 개가 넘는다고 했다.  그리고 머잖아 폐가 망가지게 되고, 시한폭탄이 돼 죽을 거라 했다. 그 말은 숨 못 쉬어 죽을 거라는 말과 같았다.  

 

 

그냥 죽기만 기다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고민고민 끝에 뭐라도 해보려고 병원을 옮겼다. 그게 암 진단 후 세 번째 병원이 돼버렸다. 부랴부랴 옮겼는데, 그 세 번째 병원에서는 폐의 상태를 자세하게 말해줬다. 두 번째 병원에서 말했던 두리뭉실한 내용과는 딴판이었다. 거의 쓸 수 없는 상태까지 간 폐 한 조각이 있다고 했다.

 

그 교수님에 의하면 폐는 5개 조각(엽)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시면서, 그중 한 조각이 문제라고 했다. 그곳에는 2cm 넘는 덩어리와 머잖아 그리 될 덩어리 둘, 그렇게 3개가 모여있다고 했다. 그러니 그 폐 한 조각을 아예 없애버리자고 제안했다. 그럴 경우 다른 조각들에 있는 암 덩어리들도 세가 약해지는 경우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출처: 애플 웨더

 

 

난 그거 외엔 방법이 없겠다 했다. 난 동의했다. 그랬더니 주치의 교수님께서는 또 다른 제안을 하셨다. 그 폐 수술 끝나고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면 항암제를 한 번 먹어보자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아직 젊으니 충분히 그 둘을 견딜만할 거라 했다. 40대 중반 막 넘긴 후였으니 그 교수님 말씀도 일리가 있었다. 

 

 

출처: 애플 웨더

 

그렇게 해서 폐 한 조각을 잘라내었는데... 수술 끝나고 나이 이게 숨 쉬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녔다. 물론 내가 자력 호흡을 중단시키면서 받은 큰 수술이  4번이다. 콩팥 한쪽 온전 떼내기, 폐 일부 도려내기, 다리뼈 가운데 절단 한 번, 또 한 번의 더 많은 다리뼈 잘라내기.

 

그런데 젤 공포스러웠던 게 폐 수술이었다. 이게 폐가 풍선 바람 빠져 쪼그라든 것과 같은 상태라 했다. 그러니 열심히 호흡훈련하고, 열심히 병원복도 뺑뺑이 돌아야 큰 부작용 없이 다시 숨 쉬며 살 수 있을 거라 했다. 

 

 

 

그런데 숨 쉬는 게 정말 어려웠다. 어떤 땐 질식해 죽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 아니 공포감이 여러 번 들기도 했었다. 그래서 내 경험에, 숨 쉬는 것만큼 최고로 중요한 게 또 있을까 한다. 결국 중환자실에서 며칠 있다 나오기도 했는데... 중환자실은 진짜로 그냥 '별로'다. 아니 '진짜'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내가 문제가 아니다. 그곳엔 진짜 생사를 왔다 갔다 하시는 환우분들 진짜 많다. 무슨 연옥 같았다. 생지옥!

 

 

출처: 애플 웨더

 

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위험한 이유가 비로 그렇게 중요한 폐를 파괴하고, 혈관을 파괴해서, 암을 포함해서, 심각한 병에 걸리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PM2.5의 경우 입자의 크기가 2.5마이크론 정도이거나 그보다 작은 넓이를 갖고 있다고 한다. 얼마나 작은지 사람 머리카락 굵기보다 30배나 더 작은 크기라고 한다. 아마 그런 입자들을 대략 3,000개를 모아 놓으면 문장 끝에 찍히는 마침표 하나 크기가 될 거란다. 그러니 그게 얼마나 작은 입자인지를 알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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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들이 우리 코와 입을 통해 기관지와 폐로 들어간다? 그게 과연 코 점막, 편도선 등에서 걸러질까? 아닐 것이다. 그냥 다 폐 속으로 들어갈 듯하다. 폐를 이루고 있는 엄청나게 중요한 것들, 폐포 또는 폐 꽈리에 모일 듯하고, 온통 오염 천지인 그 입자들은 폐를 서서히 파괴할 듯하다.

 

 

출처: 애플 웨더

 

그런데 그게 거기서 멈출까? 상식적으로 심장에서 만들어진 혈액은 폐로 보내져서 산소를 등에 업고 온몸 구석구석까지 깔린 배관인 혈관 속을 지나서 우리 몸 안 가는 데 없이 영양분과 산소를 보낸다고 하지 않는가! 그럼 그 작은 입자들도 다 그런 데들로 갈 거고, 게다가 가다가 가는 혈관에 막혀 머물고, 그럼 그 혈관 망가뜨릴 건 안 봐도 그림 아닐까? 

 

그런데 그렇게 나쁜 오염입자들이, 그게 꼭 호흡을 통해서만 내 몸속으로 들어와 몸을 망가뜨릴까? 그렇게 작은 입자들이라면 그게 눈으로는, 피부 속 모공을 통해서는 안 들어올까? 글쎄...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그 물음에 대한 답은, 그렇다! 다. 그래서 공기질이 안 좋을 땐 바깥 활동을 말라고 방송이건 경보문자든 그렇게 난리인가 보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그럴까? 그 권고나 경고를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하는 건 아닐까? 폐를 잃어 본 입장에서 끔찍하다!

 

아, 그리고... 난, 일본이나 미국, 유럽의 공기질 상태가 그저 부럽기만 하다. 나만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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