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6년째 매해 위내시경을 보고 있다. 이번 빼고 다 수련의들이 했었다. 이번엔 위내시경 때 교수님이 직접 검사를 하셨다. 60 넘으신 교수님이 직접. 베테랑 의사가 보니까 좋은 점은 있었다. 검사가 순식간에 끝났다. 푸르브가 목구멍을 넘을 때도 안 아팠다. 위 속을 헤집고 다닐 때도 불편하지 않았다.
검사 후 진료에서 교수님은 지금 병원엔 의사가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다음 해 위내시경검사를 예약할 수 없다고 했다. 진료 먼저 보고 위내시경 검사날을 잡다는 말씀이셨다. 그때쯤이면 지금의 '의료사태'가 끝나리라 기대하시나 보다. 나도 그리 되길 바란다.
병원에 의사가 없다는 건 4기 암 환자에겐 나쁜 일이다. 제때 병원을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병원은 규모가 엄청 크다. 그 말은 의료진들도 많고, 직원들도 많고, 환자들도 많다는 말이다. 지난 10년이 넘는 동안 걸어 다니면서 어깨가 안 부딪힌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예외였다.
그렇게 큰 병원에 가운 입은 의사들도 확 줄었고, 환자들도 확 줄었다. 그래서 좋을까?
좋은 점도 나쁜 점도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한다. 나쁜 점은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위금환자나 나처럼 4기 암 중증환자들은 아직까지는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관련된 검사를 받을 수 없다. 나의 경우를 떠나 보면 가슴 아픈 일들이 많다.
아픈 환자들이 제때 병원을 이용할 수 없다는 거다. 내 진료과도 새로운 환자는 안 받고 있다. 그리고 급하지 않은 환자들은 진료를 아주 멀리 뒤로 미루는 걸 봤다. 아니면 동네 병원을 권하는 모습을 본다, 심지어 수술해야 하는 경우에도 일정을 뒤로 미루더라니. 참 안 좋은 일이다.
좋은 점도 있다. 병원 내를 이동하면서 어깨가 안 부딪힌다. 그러다 보니 보행하기에 쾌적하다. 주 처하기도 좋다. 세상에 주차장에 빈자리마저 눈에 쉽게 띈다. 점심때면 미어터지는 푸드코드, 줄이 문 밖으로까지 이어지는 그 혼잡함이 사라졌다. 가는 즉시즉시 주문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러나 병원을 쾌적함만을 위해서는 다니지 않는다. 제떼 진료받고, 검사받고, 치료하기 위해서 간다. 급한 경우도 많다. 4기 암 환자의 경우, 다음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경우도 많이 봤다. 응급환자의 경우엔 더 말할 것도 없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당사자나 그 가족들이 받는 공포감은 말해 뭣하랴!
총선이 끝났다. 이젠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갔으면 하고 기대한다. '의료사태'가 빨리 해결되길 바란다. 어떠한 정치적 이유에 의해서도 환자의 생명이 볼모로 잡히면 안 된다. 그들의 생명이 귀하듯 급한 환자들의 생명도 귀하다. 특히 암환자의 경우, 그 생이 얼마나 더 남았을지 모르는 환자의 생명은 더 귀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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