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참새는 내 어릴 때와 습성이 참 많이도 다른 듯하다. 오길 기다리지 않아도 온다. 아주 스스럼없이.
내 어릴 때, 국민학교(초등학교) 때, 농촌... 전기도 안 들어오는 곳에서 실았다. 그때, 몹시 추웠던 겨울방학 때, 반나절을 우습게 보낸 적이 하루 이틀이 아녔다. 참새 잡으려고...
만화에나 나올 법한 방법을 썼었다. 삼태기! 삼태기를 나뭇가지로 걸쳐 놓고 볍씨 몇 알 뿌려놓기. 그 막대기 끝에 새끼줄 묵어서 사립문 뒤에 숨기. 몰래 지켜보다가 쪼아 먹으러 오면 줄 당기기.
솔직히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맘만 먹으면 몇 마리를 잡을 수도 있을 듯하다.
딸과 어머니 요양병원 면회 가는 길, 행담도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나서 벤치에 잠시 앉아 커피를 마시려니... 참새들이 내 앞에, 발 밑에, 옆 난간에 거리낌 없이 앉는다. 개중에는 아주 대담한 놈도 있어 날 빤히 쳐다보기도 한다. 빵 부스러기라도 주면 무릎에라도 앉을 놈이다.
하! 세상 많이 변했다. 아무리 생명 가진 만물은 환경에 적응한다지만.... 참새구이에 쐬주 좋아하는 이를 만나기라도 하면 곧장 인-마이-포켓 감이다.
하기야 참새 말고 나만 봐도 그렇다. 보행 장애인이 된 후로 청각과 촉각이 너무 발달하고 있는 듯하다.
누군가 작정하고 달려들어도 뛰거나 줄행랑을 칠 수가 없다. 차가 갑자기 들이닥치는 경우에도 그렇고, 하다못해 전깃줄에 앉은 새가 떵을 눠도 잽싸게 피할 수더 없다.
그러고 보면... 내가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고, 세상이 날 바꾼다. 내겐 그렇다...
그나저나 딸과 난 식성이 다르다는 걸 또 눈치챈다. 계란찜 빼고…
이건 내 메뉴,
맞은 편은 딸 메뉴…
이 식당은 한두해 이용한 게 아닌데, 이곳 조리사분들 중 한 분은 참 기억력이 남다르신 듯하다. 나만 보면 코다리 한 토막 더, 무 한 토막 더 주신다...
*오리지널 포스팅:5/15
'삶 >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북동 커피숍 _고급 커피와 독특한 풍미로 가득찬 커피숍 (0) | 2022.06.23 |
---|---|
요양병원 면회 후 죄스러운 만찬 (0) | 2022.06.22 |
신선한 해산물과 푹 우러난 육수의 삼선짬뽕 (0) | 2022.06.19 |
강서구 가양동 샤브샤브집 신선한 야채 가득 샤브샤브 (0) | 2022.06.19 |
고향집 마당 (0) | 2022.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