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인 만 색(萬人晩色)이라더니 만 의사 만 색(萬醫師晩色)인가 보다.
1. 아주 가까운 사람이 혈변 때문에 패닉이 됐다.
2. 동네 내과에 갔다. 치질일 가능성도 있고, 과민성대장일 수도 있으나 피가 난다는 건 아주 심각한 거다. 빨리 근처 대학병원에 가서 정밀검사 해봐라. 진료의뢰서는 끊어주겠다.
3. 동네 내과에서 약 탄 후 출근. 출근 중 상태 나빠져 조치 후 서울 한강 이남 최고라는 항문 전문 병원 진료. 치질 여부 알기 위해 항문 및 직장 내시경 실시. 이상 없고 깨끗. 혹시 더 위에서 출혈이 있는지 모르겠음. 일단 귀가하시라. 더 심해지면 다시 와라. 대장내시경 보겠다.
4. 며칠 잊고 회사생활 중 속을 쥐어짜는 느낌에 동네 병원에 약 처방 부탁. 동네 의사 선생님, 이럴 게 아니라 즉시 큰 병원 가셔서 정밀검사받으시라. 그리고 혹시 과민한 셩격이시냐. 그렇다니까 그럴 경우 드물지만 출혈이 날 수도 있다. 일단 약 드시라.
5. 대학병원 소화기센터장이신 교수님이 대장내시경 검사 실시. 일주일 후 진료. 항문-직장-하행결장-평행결장-상행결장-일부 소장 등 너무 깨끗. 암이 생길 가능성 제로. 다른 염증도 안 보임.
그래서 병명이 뭐냐는 환자 질문에 과민성 대장염(IBS=Irritable Bowl Syndrome). 그런데 증후군 또는 신드롬 붙은 병명들의 공통점은 아직 확실한 원인을 모르나 증상이 나타남…같은 일단의 질병들.
그래서 그 동네 내과 샘 하신 말도 있어서 과민성대장염도 출혈이 있냐고 했더니, 그럴 가능성? 오~노!! 위나 그보다 더 위에서 출혈일 가능성 있느냐? 고 물으니, 안 봐서 모르겠다. 피가 선명했다면 대장보다 위에 있는 곳들은 아니다. 거기서 출혈이 있다면 내려오면서 색이 변해서 짙어진다.
6. 국제학술지 몇 군데를 찾아보니, 일반적이지는 않으나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 중에서 일부는 눈물 모양의 출혈이 있거나 변에 뭍을 수 있다는 논문 다수.
그래서 드는 생각, 만명의 의사와 만 가지 다른 처방. 그런데 이건 의사선생님들에 대해 비난하는 게 절대 아님. 사람마다 증상에 따른 처방이나 결과가 다른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것임. 그 이유가 맞느냐 안 맞느냐, 또는 합리적이냐 비합리적이냐의 차이일 뿐.
4기 진행성 암환자 생활 12년 반을 보내다 보니 내가 별 희한한 돌팔이가 된 기분...ㅠㅠ 어제와 오늘,
내 경우는 더 복잡한 케이스. 어제 진료받은 얘기와 오늘 받을 진료에 대해서는 곧 쓸 예정인데... 모두 심각한 검사를 먼저 한 경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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