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일단은 설렌다. 특히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더 그렇다. 아니면 두려움이라고 표현하는 게 좀 더 솔직할지 모른다. 이 '미지에 대한 두려움'에 '설레는 기대'를 섞으면 짜릿한 공포가 된다. 특히 하늘을 나는 비행기라면 더더욱 그렇다. 몸도 붕~, 마음도 붕~ 뜬다. 게다가 오랜, 헤어진 지 너무도 오랜, '친구와 재회'라는 토핑을 얹으면 완전 짜릿 칵테일이다. '키스 오브 화이어'는 저리 가라다.
내가 해야 할 리스트를 적었다.
우선 병원에 간다. 정형외과 교수님께 진단서를 부탁한다. 공항 엑스레이를 통과하려면, 여러 번, ‘삐삐’ 소리에 놀랄까 봐......
내 다리에 긴 금속판 두 개와 금속 나사 18개가 박혀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암의 전이로 인한 절단 후 죽은 뼈 이식’이란 내용도 들어가야 한다. 그 뼈를 이식한 ‘무릎~사타구니’ 부분이 자세히 나온 스틸컷도 필요하다. 더군다나 금속 지팡이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를 위해서도.
떠나기 1 달 전 병원에 갔다. 이제 친구처럼 되어버린 그 교수님과 몇 마디 농담,
"좀, 어때요?"
"좋아요, 교수님. 교수님 덕분에 아직 안 죽었네요."
"무슨 그런 말을!"
"하하하. "
"잘 관리하시니까......"
"무조건 교수님 덕분입니다. 저도 교수님처럼 좀 젊었더라면 더 좋았을걸......"
"잠깐! 제가 젊어요?"
"그럼요. 기껏해야 40?"
"40?"
"예."
"저, 50 다 됐어요."
"무슨......"
난 가벼운 농담 후에 내 계획을 말씀드렸다.
해외여행, 비행기를 타도 다리에 무리가 없을는지에 대해서...
교수님은, 팔자 좋으시네 라고 말씀하시며 내 어깨를 툭툭! 나도, 배시시 웃으며 내가 필요했었던 것들을 나열......
"좋아요!"
라고, 교수님은 흔쾌히 대답했다.
비행기를 예약했다. 루프트한자! 독일과 덴마크를 갈 거니, 하늘을 뜻하는 ‘루프트(Luft)’와 그 유명한 북부 동맹, 게르만, 특히 북쪽의 게르만인 노르만들의 동맹체를 불렀던 (Hansa)’를 타기로 했다.
통로 쪽을 부탁했다. 난 콩팥이 하나뿐인 데다가 물 마시기를 너무 좋아해서(주제 파악도 못하고. ㅠㅠ) 화장실을 한 시간에 한 번은 가는 스타일, 굳어진 스타일, 이라서.......
그리곤 경찰서에 갔다.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으러...... 경관들과 가벼운 농담을 한 후, 원하던 증을 발급받았다. 날 상대했던 여경관께서는,
"꼭 후기 좀 남겨주세요, ㅎㅎ. 잘 다녀오시고요. 다리도 불편하신데, 뭔 일 있으면 영사관에 연락하시고요..."
"감사, 감사합니다, 경관님. 올 때 독일 초콜릿 한 박스 사 올게요."
"아니요, 뇌물은 안됩니다. 하하"
"아, 예!"
"재밌는 분, 잘 다녀오세요~~"
자, 이제 남은 건, 자동차 렌트와 숙소 예약, 플러스 기차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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