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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해외여행

2018년 뮌헨 5-인천공항으로, 비행기 속으로

by 힐링미소 웃자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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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작은 우선 떠나는 것이다. 돈 걱정일랑 말고... 어차피 없는 돈, 걱정한다고 나오는 것도 아니고. 지인 집에서 며칠 신세 좀 질 요량이니, 뭐 몇 백 드는 것도 아니고.

 

이것저것 생각하면? 평생 못 갈 수도 있다. 은하수 위로 배 타러 영영 떠나기 전에 한 군데라도 더 가보자.

 

간 데는 절대 다시 가지 말자. 낯선 곳, 안 가본 곳이다. 그래야 설렘과 흥분의 클라이맥스다.

 

일단 주섬주섬 챙겨 공항으로 간다. 일단 공항 홀로 한 발 디디면? 설렌다! 떠나는 건 내게 늘 그렇다.

 

내가 15살에 고향을 떠난 후, 얼마나 많은 낯선 곳에서 굴렀던가! 낯선 밤 낯선 길바닥에 굴렀던 게 몇 번인가! 내 주민등록 서류를 떼보면 대강 30 곳이 넘는다...제기랄... 그런데 왜 팔자에 딱 맞을 바다 건너에서 구를 생각은...못했었을까? 아니... 안 했었을까? 나 하나 힘 보탠다고, 나 혼자 생산의 현장에서 구른다고 뭐가 바뀐다고... 그 결과가 뭐였던가...?

 

 

라운지에도 한번 가보고. 이런 라운지 분위기보다는 스탠딩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지나는 사람들 구경하는 게 훨씬 더 재밌다. 그럼에도... 카드사에서 이용하라니 해본다. 터벅터벅 길바닥 밟으며 갈 여행, 호사스러운 라운지 타령은 내 여행 주제에 안 맞는다. 하지만 피곤할 비즈니스 여행에는 꼭 필요할 듯하다.

 

 

 

일단 들어왔으니 즐긴다. 딱 한 조각씩만 담아 오기다. 딱 한입 꺼리면 족하다. 잠시 입 축이고, 목 축이고... 내가 탈 비행기 시간이 모니터에 보이니 접시에 담아 온 것 냠냠냠... 자, 출발이다.

 

 

 

난 4 시간이 넘는 장거리 비행이 어색하다.  하물며 10 시간이 넘으면?  다짐을 단단히 해야 한다.  멜버른에 갈 때도, 뉴욕이며 필라델피아에 갈 때도 그랬었다.  만약에 나의 단순한 취향 때문이었다면 그렇게 먼 거리를 가진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어디 친구가 있는 하와이에라도 들렀다가 횡단하던가...필리는 형 겸 친구 프랭크의 초대로, 멜버른은 필연적(?)인 친지 방문 때문에 갔었다.

 

장거리 비행이 어색한 까닭은, 첫째가 폐쇄적인 환경이 싫다. 그건 기분에 관련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는 화장실에 자주 가는 습관과 배에 가스가 차고 체온이 올라가기 때문인데, 이건 육체적인 이유이다. 이제는 어쩌다 암 4기에 여기저기 손상된 몸뚱이, 거기에 뭐가 더 아쉬웠던지... 장애인 판정받고 지팡이 짚고 가야 한다. 그래도 가야 한다. 하늘의 별이 되기 전... 신세 졌거나... 내 삶을 풍부하게 해 줬던 친구들 한 명이라도 더, 더 늦기 전에 한 명이라도 만나고 가야 하기에... 그게 예의이기에...그러니, 그래도 하늘을 날 것 같은, 그런 기쁜 마음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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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편할 거 따질 일이 아니다. 편하다 하면? 무조건 집이다.  내 집보다 더 편한 데가 있을까? 물론 가정폭력이나, 가족 간에 원수 같이 보내는 환경이라면 예외겠지만......예외는 예외! 대부분의 가정은 아늑하고 편하리라.... 그런데 내 어린 시절은?

사춘기 시절은?... 어땠었을까? 편하고 아늑했었던가...? 별 청승... 다 떤다!

 

좁은 좌석 사이에 몸을 끼워야 한다.이건 자맥질하고, 뒤지고, 건져낸 조개를 배 위에 올려놓고  돌멩이로 까부숴 달콤한 속살 먹는 해달이 노고가 그러하듯 불편 좀 참아야 한다. 그래도 좀 편하자고 한다면?  여행은 불필요한 사족 이리라. 그러니 길을 떠나며 불평은 말자.

 

장거리 비행기를 타면 다양한 사람들을 보는 것도 한 재미이고, 맛난 기내식도 한 재미이고......

 

하지만 나에게 비할 수 없는 재미가 있으니, 하늘에서 보는 구름, 하늘에서 보는 하늘, 훨훨 나는 기분!

 

 

6819km를 더 날아가야 한다는 안내다.

1000km 넘게 왔으니?

시작이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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