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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항암과 방사선, CT, PET, PET-CT, MRI, 뼈스캔, 조영제

4기암 12년째 2022년 첨 정기검사일 1

by 힐링미소 웃자 2022.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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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병원에 왔다. 주차장엔 다행히 빈자리가 보였다. 내 뱃속이 빈 것은 안 좋은 일이지만 주차장에 빈자리가 있는 건 좋은 일이다. 이어서 혈액검사용 피 5병을 뽑고, 검사용 소변도 제출했다. 여유 있게 치과에 가서 교수님의 정성 가득 치료와 설명을 받았다. 시간이 촉박해서 CT 전 전처치(사전 처치)에 늦었다. 우여곡절 끝에 사전 처치 마쳤다. 그런 후 1시간 기다리며 CT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면 된다. 끝나고 아점 냠냠 생각에 하늘을 날 것 같다.

아침 5시에 집을 나섰다. 3개월 정기 추적검사가 있다. 오늘은 가슴과 복부 CT다. 3개월 전엔 폐 CT(흉부)만 있었다. 복부는 그러고 보면 6개마다 하는 게 분명하다. 어제저녁은 일찍 먹었다. 잠도 일찍 잤다. 그래야 12시경 일어나 약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침 5시 집을 나왔다. 간밤 숙면 덕분에 오늘 아침 몸이 날아갈 듯했다. 이른 시간 쌩쌩 달릴 생각을 하니 기분이 더 좋았었다.

고속화도로는, 그러나, 내 바람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 이른 시간에도 시속 60~70밖엔 안 나왔다. 내가 향하는 병원을 향해서 진입램프를 탔다. 내 인생 혹시나는 대부분 역시나다. 길이 차들로 꽉 찬 이유로 어김없이 오늘도 고작 시속 20~30 도 안 되는 속도가 나왔다. 나도 한때는 그런 길을 오가면서 밥벌이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내가 만약 다시 매일 그 시간에 그런 속도가 나는 길을 달려서 직장을 오고 가야 한다면 분명히 다시 생각할 것 같다.

병원 주차장에 도착하니 자리가 몇 개 보였다. 겨우 5시 반이 지난 듯한 시간임에도 ‘몇 개’밖에 안 보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기다림 없이도 주차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맛에 난 집에서 일찍 나온다.

주차할 공간이 비었다는 건 유쾌한 일이지만 내 뱃속이 빈 건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간밤에 금식을 했기 때문이다. CT 때문만은 아니고 혈액검사 땜 그랬다. 금식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인생 최고의 즐거움 중의 하나는 분명 먹는 일이다. 뭐, 하기야... 건강하다는 게 뭘까!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면 다 아니겠는가! 거기에 보너스로 푼수처럼 사는 삶, 곧 스트레스 없이 사는 삶이라면 그게 이미 어디든 지상천국이 임했음이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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