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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24년 4기암과 14년째, 척추전이

4기 암 환자의 낙상… 간 전이나 뇌 전이 가능성 그리고 긍정의 중요성

by 힐링미소 웃자 2024.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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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기 암 환자로 14년째, 올해 두 번이나 넘어졌다. 이토록 힘없이 넘어진 건 올해가 처음이다.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걸까 하는 생각에 어이없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만난 어느 지인의 얘기를 들으며 그래도 난 좋은 편이구나란 생각도 했다. 오늘, 크리스마스다. 가족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몇 번이나 더 이런 기간을 가질까 했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이유다. 

 

먼저 가신 어머니의 경우 간이 너무 나빠지셔서 자주 넘어지시곤 하셨다. 간이 기능을 거의 못하다 보니 암모니아 등 가스가 정상적인 통로로  배출되는 게 아니라 뇌로 가서였다고 한다. 주치의 교수님에 의하면, 간성 뇌증이란 현상 때문이라고 했다. 간이 건강하다면 암모니아가 요소로 바뀌어서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한다. 그 말은 간이 나쁘면 그런 분해과정을 못 하기 때문에 분해되지 않은 암모니아가 혈관을 타고 뇌로 가서 신경이나 인지 등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낙상사고가 일어난다고 한다. 

 

아니면 암이 뇌로 전이될 경우, 낙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뇌 전이의 경우에는 간성 뇌증보다 더 심각한 증상이 발생할 게 뻔하다. 그중엔 당연히 빈번한 넘어짐도 포함될 것이다. 

 

4기 암 환자로 생존기간이 길어지면서, 살다 보니, 전이에 대한 생각이 많다. 이미 폐, 뼈, 척추 등으로 전이된 마당에 간이나 뇌 등으로 안 가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적으로 척추로 전이되는 환자 등의 경우엔 다음으로 뇌로 갈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하니 말이다. 

 

얼마 전 같은 4기 전이암 환우인 어느 지인을 만났다. 그분은 다른 전이는 안 나타나지만 극심한 불안증세와 당뇨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얼굴은 말할 것도 없고, 온몸이 다 부어서 마치 바람 불어넣은 풍선 모습이셨다. 안타깝게도 그분은 나이도 높은 현업에 계시다. 그 현업은 설상가상으로 극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된 직업이다.   

 

그분을 보고 오면서 난 그래도 나름 다행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 그분의 그런 두 증상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심각한 전이를 4번이나 겪었다. 다발성 폐전이, 뼈 전이, 뼈전이 재발, 척추 전이! 

 

그런들 난 사실 어느 정도는 준비가 돼있다. 어디론가 전이되면 도 수술하면 되지... 그래도 또 전이 되면 다른 약 쓰면 되지....그러나 나름의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한들 뇌 전이의 경우엔 참 답이 없을 듯하다.

 

오늘 가족들과 점심을 함께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이렇게 성탄절날 가족과 식사하는 게 앞으로 몇번이나 더 있을까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그게 방정맞은 생각이란 생각에 애써 떨궜다. 부정적인 생각이 내게 무슨 도움이 될까 해서였다, 지금의 순간, 오늘의 순간이 더 의미 있다는 믿음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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