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암/2024년 4기암과 14년째, 척추전이

4기 암 환자의 스트레스 관리…방바닥에 밑에 고인 물과 아랫집 천장 물바다

by 힐링미소 웃자 2024. 12. 30.
반응형

4기 암 환자의 스트레스 관리는, 내 경험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제1의 과제다. 아무리 잘 먹고, 장 입어도 고민이 많으면 골치가 여간 아픈 게 아니다. 난 14년을 마치며 나름 스트레스 관리를 잘한 편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관리하기 힘든 스트레스도 많다. 바로 외부로부터의 스트레스다. 

 

아파트에 살지 않는 나는 여기저기서 들리는 층간소음에 따른 스트레스는 없다. 아니, 사실 없는 게 아이라 상대적으로 적다. 우리 동네 손바닥만큼 빼고 다 아파트다. 내가 사는 곳은, 그래서 여전히 공동주택이다. 그것도 40년이 넘은 건물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층간소음보다는 건물의 노후화(aging)가 심각한 문제다. 이런저런 보수공사가 필요하다.  

 

 

 

최근 사람 좋은 아랫집에서 연락이 왔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진단다. (그런데 하필 그걸 모든 입주민들이 있는 단톡에 올리다니...) 불야불야 달려갔다. 아니나 다를까!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표현을 빌려, 마음을 다해, 사과의 말씀을 공개적으로 했다. 그리고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대책이라고 해봐야 전문가를 서둘러 부르는 것이다. 

 

우선 보일러 관련 전문가와 보일러 설비 전문가, 누수 탐지 전문가 순으로 필요했다. 보일러 관련이 맨 처음이었던 이유는 아래와 같은 오류 코드 때문이었다. 

 

 

 

위 에러코드의 의미는 간단하다고 했다. 배관 어디에선가 물이 새고 있다는 표시란다. 이런 경우, 대략 가정용 조그만 바가지 정도의 물의 양이 보일러 본체로 들어오지 않으면  생기는 코드라고 했다. 

 

보일러 전문가는 결국 불발됐다. 증상을 보면 원인이 보일러가 아니기 때문이란다. 결국 배관 전문가가 필요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에러코드가 계속 나타나는 게 아녔다. 가족 구성원에 따르면 (난 몰랐다) 5일 전에도 그런 에러커드가 잠깐 떴었다고 했다. 그러나 컸다 켰더니 순식간에 그 코드가 사라지면서 보일러가 정상 작동됐단다. 방도 여전히 따뜻했고...

 

그분께서 오셔서 보시더니,

1. 아랫집 보일러실 천장 누수

2. 그런데 물 흐르는 궤적을 보니 우리 집이 아니라 왠지 우리 집의 옆집 방향

3. 그러나 바로 우리 아래층에서 누수가 생기니 일단 우리 집을 조사해 보자.

 

 

누수탐지기를 동원해 보니 우리 집 가장 작은 방 구들 밑에서 물소리,

 

파보니 이렇게나 물이 고여있다니...

그 물을 퍼내니 물이 벽 너머에서 스며들었다.

 

 

 

그런데, 생각 외로 물의 양이 상당했다.

 

 

 

전문가들께서 애를 쓰시더니...

몇 년 전 교체했던 보일러와 바닥 배관을 연결하는 파이프 중 구부린 곳이 문제였다.

 

 

구부림에 의해 약해진 부분으로 냉수와 온수가 교대로 오랜 기간 흐르니 바늘 끝보다 더 작은 구멍이 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곳으로 새 나오는 물은 일종의 미스트 수준이었다.

 

"저 정도의 물의 양인데.. 이렇게나 많이 물이 고이고, 아래층까지 스며들고, 빗물처럼 샌다고??"

 

난 의문이 갔다. 

 

"아랫집 문제의 원인이 진짜 우리 집 때문?"

 

그러나 대책이 없었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니까! 난 가입한 보험사에 연락해서 자초지종을 말한 후 손해사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먼저 처리하고 신청하란다. 난 우리 집 의심되는 모든 부분에 걸쳐 누수탐지를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한 곳만 문제 되는 결과가 나왔고, 완벽한 조치를 했다.

 

그런데... 

 

 

아랫집에서는 여전히 누수상태였다. 아주 기이한 일이었다. 우선 2~3일이 경과한 후 추이를 보자고 아래 댁에 조심스레 제의드렸다. 다행히 흔쾌히 허락하셨다. 땡큐~~

 

그런데.... 하루가 지난 후 새로운 사태가 터졌다.

바로 밑의 집이 아니라 그 옆집에서 물난리가 났단다.

 

난 도저히 우리 집이 아닐 거라 했다.

그러나 아래층에서는 아니란다.

오래된 건물이라서 집이 뒤틀려져 기운 방향으로 물이 흘러내릴 거란다.

이런!

내가 사는 집이 그렇게나 기울었다고.....?? 

 

 

 

난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루에도 10번씩이나 그댁을 방문, 전화, 톡 등을 하면서 걱정하고 위로드렸다.

 

 

그런데... 우리 집 보일러 공사를 해도아랫집 두 곳 물이 멈추기는커녕, 누수의 양과 범위가 넓어져만 갔다. 이런...

 

피해 범위도 따라서 확대됐다.

건넌방, 안방, 옷장 접착제 녹고, 새 장롱 망가지고...

난 우리 옆집을 의심했다, 진작부터...

 

그쯤부터는 걱정을 포기했다. 

이젠 잘 먹고 잘 잘 차례였다.

 

 

불고기쌈을 열심히 먹은 후에...옆집 보일러실에 갔다.

이런... 아니나 다를까!!

동파된 채로 물이 폭포수처럼...

 

 

난 불야부랴 그 집주인에게 연락했다.

 

"보일러 동파입니다. 바닥이 물바다입니다."

 

서둘러 보일러 교체공사를 했다.

그러자 마자...

거짓처럼 누수가 멈췄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자두나무 밑에서는 갓끈을 매지말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