낼 아침 일찍 병원에 간다. 엊그제 정기검사 외엔 3개월 내에 그 병원에 다시 갈 일이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또 가야 한다. 세상사 참 모를 일이고, 뜻대로, 계획대로 안 된다. 나 말고도 나를 둘러싼 변수들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리라.
백신 한 방도 안 맞았는데, 코로나 걸리고도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도 안 먹었었는데, 응급실이나 중환자실도 안 가고, 더더군다나 죽지도 않고 코로나를 무사히 넘겼다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격리 기간이 끝나고, 동네병원 약도 먹을 만큼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끊임없이 나오는 기침에 두발 두 손 다 들었다.
동네병원 원장님은 암 치료하고 있는 병원에 왜 아직 안 갔냐는 꾸중이다. 기관지염이 아주 심한 상태란다. 폐로도 갔으면 어쩌나 한다. 이 기침은 오미크론 확진을 받기 전에도, 받고 난 한참 후에도 없던 증상이었다. 느지막이 확진 후 4일째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가래는 확진 직후부터 나왔었기에 그러려니 했다. 신속검사했던 이비인후과나 그 후 단골 동네병원에서도 가래약을 겹칠 정도로 처방했었기에 좀 지나면 없어지려니 했었다. 하지만 가래도 기침도 쉽게 멈추지 않았다.
지금, 기침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온다. 이젠 아예 겁이 난다. 기침 몇 번 하고 나면 목이 너무 아프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귀까지 아프다. 뱃가죽이 아픈 건 진작부터다. 어때 근육도 당겨서 아프다. 이 기침을 연달아 몇 묶음을 하고 나면 기운이 제로다. 기침 무서운지 이제야 알았다.
동네병원 원장님의 조언을 따랐다. 그날 진료가 끝난 직후 다니는 병원에 전화를 했다. 대기가 보통은 50명인 병원이다. 하지만 그날은 수월했다. 하지만 예약을 위해선 기다려야 했다. 내가 뵙는 교수님은 내 폐를 잘라내신 분이시다. 그게 2013년 일인데, 아직도 날 봐주시고 계시다. 이분은 일주일에 이틀만, 그것도 반나절만 보신다. 석좌교수라서 하시는 일이 많으신가 보다.
전문상담사란 제도는 참 좋다는 생각이다. 이분께 사정을 전한 후 빠른 진료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예약을 부탁드렸다. 첨엔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 기록을 자세히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코로나로 인한 호흡곤란과 쉼 없는 기침을 호소했다. 또 동네병원 원장님의 처방도 말했다. 간호사 선생님 같으면 이럴 때 어떤 기분이겠냐고 떠봤다. 걱정이 아주 많이 될 거란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그런 생각이 드신다면 빨리 그 걱정을 풀어달라고.
전화를 끊고 잠시 기다리시란 말이 있고 난지 몇 분이 흐른 후 콜이 왔다. 가장 빠르게 날짜를 잡았단다. 그게 낼이다. 낼 진료 후 CT 처방이 날 듯하다. 자, 한번 보자. 오미크론이 다발성 폐전이 암덩어리들이 물안개 마냥 자욱한 양쪽 폐에 무슨 영향을 줬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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