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네! … 날씨가 춥지요? “
”그러게요, 교수님. “
얼마 전 했던 상반신 CT 검사 결과를 받았다. 혈액과 소변검사 결과도 덤으로 받았다.
일단 혈액은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 2013년 초 인연을 시작한 교수님께서…
“그렇지요?! 걱정을 만들어 할 필요는 없겠지요? “
난 그렇게 말하며, 교수님의 눈길 따라 내 시선을 이동시켰다. 그분께선 컴 화면을 쳐다보셨다.
흰색 점선, 소수점 있는 숫자, 계량 기호 cm!
딱 봐도 내 폐 사진이다!
“쫌 컸나… 요?…!…?”
그런 방정맞은 촉이 왔고… 맘 속에서만 여쭸다.
그랬다!
“자잘한 것들은 ‘여전히’ 많고요. 저건…”
“저건요?”
“그것들 중 젤 큰 거란 건 아시지요?”
우린 이런저런 얘길 빠른 템포로 진행했다. 난 오늘은 긴 말 안 했다. 조사 생략한 몇 개의 단어들? 아님 짧은 문장? 뭐 그런 단문들로 큐앤에이 했다! 예전의 내가 아녔다, 오늘만은.
“쫌 큰 거… 죠?”
“네. 그래도… 뭐…”
“뭐… 요?”
“… 약은 그대로 씁시다!”
…넹!“
그게 나의 반응의 전부였다.
“근데… 쟤… 가 참… 몇 cm 예요?”
나의 그런 반응에,
교수님께선
“하하”
비서(?)께선
“호호호”
“1cm 쫌 넘으려나…? 쫌 못 되려나…? “
”네?? “
교수님은 정확한 크기는 안 밝히셨다. 난 교수님 말씀을 거들었다.
”어쨌든, 그 정도 크기군요?! “
”네…“
언제나 이후가 문제다. 오늘 받은 결과지는 어차피 과거의 일이 돼버렸다. 물론 과거와 현재가 끊어진 게 아님은 물론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일을 담보하는 건 아니다. 오늘(이미 과거가 돼버린) 나름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낼도 모레도 그러리란 보장은 없다는 거다. 내가 2015년에 완전관해 판정을 받고 환호성을 울렸지만 바로 그다음 해... 뼈전이로 다리뼈를 잘라야 했었으니 말이다.
어쨌든 교수님께서 다음 일정을 잡으셨다.
”그리고 뼈검사도 이번엔 해보고... 넌 컨으로 흉부와 복부 보고, 이번엔 8시간짜리 금식...으로 혈액검사 해보고... MRI도 정밀하게, 아, 물론 CT로도 보이지만.. 아무래도 MRI가 더 정확하니...."
난 밖으로 나왔고, 다음 일정을 기다리며 홀 둘레에 놓여있는 벤치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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