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 이어서 그다음 날 영상을 찍었다. PET-CT다. 금식 6시간짜리다. 아침을 5시에 먹었다. 이론대로라면 6시에 먹었어야 했다. 하지만 식후 커피는 인생 락이라서 1시간 빨리 먹었다. 병원에서 안내하기에, 생수만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병원에 일찍 도착했다. 푸드코트에서 이런저런 일을 처리했다. 옆에서 맛나게 식사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군침이 돈다. 많이. 배가 꼬르르다. 그래도 아침을 먹은 탓에 덜 서러웠다. 뭐, 끝나면 실컷 먹을 거니... 영상검사 후 폭식(?)이 더 기대가 됐다.
나의 폭식은 밥 반 공기가 한 공기가 되는 정도다. 반 공기 추가다. 또는 강한 삼선짬뽕 정도? 시계를 보니 슬슬 핵의학과로 향할 시간이 되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벨이 울렸다. 하지만 빨리 오라는 전화가 아녔다. 장소 변경 공지다. 그래서 끝나고 차 빼기 더 좋은 곳, 변경된 검사실이 있는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뺄 요량이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기분 나쁜 해프닝이 있었다. 얼매나 웃펐는지... 나중에 포스팅해야겠다.
20분 전에 오라고 해서 갔다. 이름 등 호구조사를 했다. 좀 앉아 있으란다. 한 20여 분 지났다. 내 이름을 불렀다. 갔다. 검사복으로 갈아입으라 했다. 첨엔 바지에 금속 있느냐, 고무줄이냐 등을 물었다. 바지는 갈아입고, 윗도리는 그냥 입으란다. 하지만 곧 말을 바꾸는데, 기분 나빴다. 티셔츠는 입으라고 하더니 말을 바꿔 검사실이 추우니 겉옷을 걸치란다.
“싫어요!”
“왜요?”
“선생님, 제가 더위에 알레르기 있어요.”
“그래요? 그럼 벗으시고 검사복 상의로 입으세요.”
웃겼다. 민원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잠시 대기석에 앉았다. 내 이름을 불렀다. 남자분였다. FDG 주사할 차례다. 12년간이나 경험해오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PET-CT 주사 사진 하나 없다. 그래서,
“선생님, 사진 한 번만...”
“뭘요?”
“이 주사 모습요?”
“개인 보관용요?”
“그럼요! 하하”
“하하”
그래서 난생 첨 주사 놓는 모습 찍었다. 이 주사는 독한 물질이다. 방사선 추적 목적의 특수 방사능이 포함된 물질이다. 그래서 주사 놓는 사람은 환자와의 사이에 차단벽을 설치한 채로 주사한다. 이 물질이 몸속에 들어가면 1시간 정도만 있으면 암세포들이 우글거리는 곳을 알아낼 수 있다고 한다.
암세포들이 정상세포에 비해서 탐욕스럽고, 게걸스럽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 FDG라는 물질을 암세포들이 특히 좋아한다는 것인데, 한 시간도 못 돼서 먹어치우고, 싸고 하는 과정, 즉 대사과정이 포착된다고 한다. 그럼 어디에 그놈들이 있나, 많이 있나를 알 수 있단다.
놈들이 존재한다는 걸 알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 물질을 주사한 후 한 시간 정도 시설 좋은 곳에서 누워있으라는 지시를 받는다. 왜냐? 한 시간 후 pet과 CT가 붙어있는 기계 위에 누워야 하니까. 그래서 놈들의 존재를 읽는 PET과 위치를 알 수 있는 ct가 붙어있는 PET-CT 기계가 있는 게 아니겠는가!
안정실에서는 잘 있어야 한다. 즉, 누운 상태로 있어야 한다. 안 그러면 나 같은 일을 겪는다. 즉 스피커가 시끄러워진다.
“환자분~ 앉아 계시면 안 돼요. 허리가 힘을 받고, 그러면 그쪽에서 대사가 활발해지고, 거기로 FDG가 몰려가요. 그럼 멀쩡한 곳이 암세포들이 우글대는 곳으로 영상에 나와요!”
그래서 누웠다. 누워서 거래처 여기저기로 연락했다. 톡도 했고. 그랬더니,
“누워서 팔 들고, 폰 하시면 안 돼요. 똑같은 일이 생겨요.”
“네~~”
“그냥 편하게 누워 쉬셔요...”
음, 어떻게 안 거지? 그런 생각에 방을 둘러봤다. 아! 문 쪽 천장 구석에 시커면 CCTV가!
“음~~ 그랬었군. 이 세상 CCTV로부터 자유로울, 그런 곳이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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