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암 14년 가을날 1, 목발과 지팡이 없이 걷는 건 특권, 오늘 사는 건 더 큰 특권
오늘은 정상인 행세를 해봤다. 어떠한 보조장비도 없이 두 발로 걸었다. 목발도 지팡이도 버렸다. 하루뿐였지만 새 세상 같았다. 그러니까 내 모양새가 왼쪽 어깨엔 에코백을, 쾰른에서 산, 오른쪽 손에는 케이스 안에 담긴 노트북을 들었다. 여기는 IFC다. 온갖 사람들이 모여드는, 특별하게도 금융맨들이나 여타 비즈니스 우먼/맨들이 가득 찼을 그런 곳, 에서 두 발로 걸었다. 2016년 6월까지만 해도 그게 나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전혀 특별할 거 없는. 그러니까 그때도 지금처럼 건빵/카고바지에 티를 걸치고 워커 비슷한 뭘 신고 다녔는데, 어깨 위엔 에코백이, 등뒤엔 백팩이 있었다. 한 손엔 스마트폰을 들었었고, 다른 손엔 커피 가득 텀블러가 들려 있었다. 전형적인 일상의 모습! 오늘 그런 모습을 흉내 ..
2024.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