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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영제를 맞은 건
CT 검사를 위해서였다
내 주치의께서 처방했다.
의사들은 날 4기 암 환자라고 한다
그럼 난 그저 말기암 앞둔 암 환자일 뿐인가
그게 나의 전부인가
그들이 그렇게 정의하면 그게 내가 되는 걸까
암 환자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지 않을까
꿈도 있고
희망도 있고
재밌는 걸 보며 웃기 좋아하고
슬픈 내용 읽으며 울기도 하고
멋을 내고도 싶고
헤어 스타일을 바꾸고도 싶고
이질적인 새 친구도 사귀고 싶고
봉사도 하고 싶고
때론 옛날 귀걸이도 하고 싶고
10년 다 돼가는 차 새 차로 바꾸고도 싶고
어떤 이들은 말한다
아픈 데도 없는 사람이 일도 안 해
그들이 그렇게 말한다 해서
내가 아픈 데가 없는 사람인가
그들이 일도 안 한다고 하면
내가 어떤 일도 안 사람이 되는 걸까
도대체 몇 명이 나를 정의하면
그 게 비로소 내가 될 수 있는 것일까
될 수나 있는 걸까
나를 정의하는 이는 나다
누가 날 뭐라고 설명하든
부르든
내가 나를 정의한다
그게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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