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암/2023년 4기암과 13년째

병원 가는 날 2: 공감과 치유의 치과 교수님

by 힐링미소 웃자 2023. 8. 23.
반응형

병원에 일찍 갔지만 바나나를 먹어버렸다.  탓에 치과 빼고 나머지는 4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치과 교수님은 공감과 치유라는 의사 본연의 역할에 가장 뛰어나신 분들 중 한 분이시다. 치과 진료 중 나눈 대화는 내게 큰 힘이 됐다.

 

 

뇌는 익숙한 것에 특화된 듯하다. 간밤에 부실피질호르몬 14 먹으며 담날 아침 일찍 일어나 피를 뽑고, 치과에  생각였다. 이어서 피부과에 들른  CT 찍고… 그러고 나서는  맛있게 먹고, 따뜻한 아메리카노   마실 생각였다. 그러고 나서 여유롭게 약국에 들르고. 그럼 4가지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며 흐뭇해했었다, 간밤에는.

 

그러나 다음날 이른 아침, 병원 도착  무심결에 바나나   먹었는데,  하나 때문에 간밤에 꿈 궜던 일정이  어그러졌다. , 어쩌겠어!

 

반응형

 

먼저 치과에 들렀다. 교수님께서 살갑게 맞이하셨다. 치아랑 잇몸 상태  쫌만 보다가 나머진 스탭들이 할 거라며 좀 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입을 ~”하라고 하셨다. 그런데 갑자기, 왜 그리 얼굴이며 팔뚝이 탓냐고 속삭이셨다.  교수님, 목소리 정말 소곤소곤이시다. 거기다가 귀에 바짝 대고 말씀하시는 스타일이시라서  소곤소곤이시다.

 

 며칠씩 고향 가서 농사일한다고 대답했다.  교수님, 독한 항암제 복용 중이니 토시나 긴팔,   달린 모자를 쓰는 게 좋을 거라 하셨다. ~ 이런 말씀은 항암피부과 내지는  항암제 코디 몫인데…? 하면서도   감사감사 했다. 이분,   진료 이래도 내게  많이도 친절 베푸신다. 

 

그분께서는 다시 물으셨다. 가끔씩일망정 농사일과 현재의 건강 상태가 서로  맞느냐고.  선택의 여지가 없음을 말씀드렸다.

 

6개월  매도했어야 했는데, 버벅거리다가 시기를 놓쳤다.  기간 내 팔았으면 자경 8 이상이라서 세금 거의 없었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 사장님 말씀이, 자산으로 갖고 있지 뭐 하러 파느냐? 또 다른 사장님은 농사 비전 없다. 팔아버려라! 사이 왔다 갔다 하다가 6개월 경과! 이제 와서  농지 팔면 세금만 40% 언저리다. 거기에다가 추가적 세금도 붙는다…… , 그런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했다.

 

어찌 보면 위 대화 내용은 치과치료와는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요소들이었다. 그러나  과정에서 그분께서는 내게 많은 격려와 용기를 주셨다. 현재의 나의 물리적 환경에 대한 자각과 내가 해나가고 있는 암세포들과의 세력 균형을 위한 노력등을 치하하셨으니 말이다. 이건 것들을 공감이라고 부르나 보다. 사실 넓은 의미의 치료, 근본적 의미의 치료라고 생각한다. 의사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와도 같을

 

8시 20분에 교수님께서 진료와 스케일링을 시작하셨다. 잠깐만 보시고 마무리를 위해 다시 오시겠다던 교수님, 9시 20분까지 날 돌보셨다. 치아 상태도 직접 보시고, 잇몸도, 신경 상태도, 스케일링까지도 거의 다 마치실 때쯤 간호사께서 교수님의 다음 진료를 리마인딩 했다. 마지막 뒷정리는 치위생사께서 하실 모양이었다. 교수님께서는 다시 오시겠다는 말씀과 함께 걸음소리가 멀어졌다. 하지만 5분도 채 안 돼 다시 오셨다. 다시 내 옆에 앉아 마무리하시고, "건강 관리 잘하셔서 지금과 같은 건강한 모습으로 6개월 후에 또 봐요~" 하셨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