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진료받은 교수님의 말씀 중에 내가 명심해야 할 또 다른 사실이 있다. 그건 내 메인 주치의 교수님과 상의할 아주 중요한 사항이다. 아니 내 메인 주치의 교수님 말고도 정형외과 교수님과도 상의가 필요한 중요한, 아주 중요한 문제다. 이 일은 이미 2017년에도 겪었던 문제다.
이번의 두 번째 대퇴골 전이암 수술 후 관리는 내 목숨과도 직결된 딜레마를 만들었다.
- 얼마 남지 않은 오리지널 뼈와 이식한 기증뼈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 그를 위해서는 무릎 쪽 오리지널 뼈와 고관절 쪽 남아있는 오리지널 뼈에서 뼈가 자라나야 한다.
- 새로운 뼈가 생기려면 신생혈관이 나와야 한다.
- 그 신생혈관을 통해서 공급되는 영양분이 뼈를 만들어야 한다.
- 그런데 표적항암제를 다시 먹기 시작하면 뼈가 안 자란다.
- 왜냐하면 그 표적항암제인 보트리엔트는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 그래서 그 표적항암제를 먹으면 신생혈관이 안 나온다.
- 그러면 남아있는 대퇴골과 기증뼈 사이를 메꿔서 두 이질적 뼈가 연결되게 할 새로운 뼈가 안 자란다.
- 그러므로 그럴 때까지 표적항암제를 안 먹어야 한다. 3. 6개월?
그런데 그 항암제를 안 먹으면, 휴약 하면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 현재 양쪽 폐에는 여전히 20여 개의 전이암 덩어리들이 산재해 있다.
- 표적항암제가 안 들어오면 커진다.
- 커진다는 건 개수도 크기도 커진다는 것이다.
- 폐전이암은 뼈전이암과 성격이 다르다.
- 뼈전이암은 심하게 말해서 악화되면 잘라내도 낼 수가 있다.
- 잘라낸 후 기증뼈를 이식하거나 심할 경우 다 잘라내도 의족을 하는 방법이 있다.
- 그러니까 다리뼈에 심한 전이암이 온다고 해서 최소한 죽지는 않는다.
- 그러나 폐는 무한정 잘라낼 수가 없다.
- 난 이미 2013년에 폐를 이루는 5개의 엽 중 가장 큰 엽을 잘라냈다.
- 폐를 더 잘라내면 생명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산소량을 확보할 수가 없다.
- 죽음 밖에 더 남은 게 없게 된다.
위 두 가지 딜레마는 2016년에도, 2017년에도 겪었던 심각한 딜레마였다. 그런데 정확하게 6년이 흐른 지금 똑같은 난관에 봉착했다. 역사만 반복되는 게 아니다. 인생의 시련이나 고난도 반복된다. 미세하게 그 양상과 그 속 콘텐츠만 달리할 뿐 분명 반복된다. 글쎄... 딴 사람들은 모르겠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는 꼭 그렇다는 걸 경험하고 있다. 제기랄이다...
그런데 나 같은 뼈 이식의 경우, 얼마의 시간이 걸려야 새로운 뼈가 브리지 기능을 해서 이질적인 두 뼈를 붙게 할 수 있을까? 아래는 엊그제 나를 봐주신 정형외과 교수님의 말씀이시다.
1. 자기 뼈 이식의 경우: 최소 2달
2. 남의 뼈 이식의 경우: 최소 6개월
3. 표적항암제를 휴약해야 할 최소한의 기간: 6개월
그런데 6개월을 끊으면?
나 같은 다발성폐전이암 환자의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20여 개의 전이암덩어리들의 볼륨이 커질 것이다.
왜?
암세포 분열은 산술급수가 아닌 기하급수라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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