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중 88.1%가 후천적 장애: 한국의 장애인 가운데 88.1%가 후천적적으로 장애를 얻는다고 한다. 이 수치는 2017년 자료라고 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7년도에 장애인실태조사를 했다고 한다. 이 단체의 자료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디테일을 알 수 있다.
- 질병을 원인으로 장애인이 된 경우- 56%
- 사고로 인해서 장애인이 된 경우- 32.1%
위의 자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애인이 되는 게 내 의지와는 거의 무관하게 발생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누가 아프고 싶어서 아픈가? 누가 암을 걸리고 싶어서 암 환자가 되는 걸까? 누가 전이암이 좋아서 전이암 환자가 되는 걸까?
몸을 돌보지 않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일하다가 암에 걸릴 수도 있고, 잘못된 근무환경에 의해서도 암에 걸릴 수도 있다. 급식노동자들의 다수가 폐암에 노출되고 있다는 발표가 그런 예가 될 것이다. 그리거 일단 암에 걸린 후 아무리 몸부림쳐도 원차 않게 암이 다리뼈로 전이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그런 경우 다리뼈를 잘라낸 후 이식해야 하기 때문에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
원치 않는 사고를 당해서 장애인이 된,ㄴ 경우는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누가 사고를 당하고 싶어서 사고를 당할까? 길을 건너다 부주의한 운전자에 의해서 사고가 날 수도 있고, 어린아이가 학교 앞 건널목에서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잘못된 도로포장 상태 때문에 노약자가 넘어져서 골절 등에 의해서 심각한 장애인이 되는 경우도 있겠고...
계단에서 떨어질 수도 있고, 화재에 의해서 원치 않게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직장에서 조심해서 했는데도 중장비의 오작동이나 금속기계에 의해서도 심각한 산재를 당할 수도 있고, 그런 경우 역시 중증 장애를 불러올 수도 있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 경우도 물론 있갰다. 또는 의료진의 과실에 의해서 원치 않게 선천적 장애에 준하는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겠다. 결론은 원치 않게 장애인이 되는 경우가 모든 장애인 숫자 중 절대더수라는 현실이다. 결론은 하나다!
나도 순식간에 장애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그런 장애인들에 대해서 그렇게 호의적인 분위기가 아니다. 난 장애인으로 산지가 6년이 넘었다. 매일매일 장애인으로 사는 것의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다. 내가 말하는 불편함이란 사회적 분위기와 사회적 기반시설을 말하는 것이다. 물론 그 둘의 바탕엔 사회구성원들의 장애 또는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이 핵심이겠지만 말이다.
- 쇼핑센터에서 목발을 했는데도 문 안 잡아줌
- 쇼핑센터나 공공건물 등에서 자기만 나가고 뒤에 있는 휠체어나 목발 짚은 사람에 대한 배려 없음
- 문을 통과할 때 목발 짚은 내가 느리니 밀치면 새치기해서 나감
- 목발이나 지팡이를 짚고 계단을 이용해서 내려갈 밀치며 새치기하며 내려감
장애인을 장애'우'라고 그 명칭을 바꾸는 게 다가 아니다. 그렇게 이름을 바꾼다고, 인식이나 시설이 변하지 않는다면, 달라지나!
엊그제 친구들을 만났다. 퇴원 후 3번째 만나는 친구들이었다. 아주 오래된 친구들이었다. 오랜 친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귀한 친구들이다. 한 명은 전국방방곡곡 서너 달씩 묵는 걸 보면 현대판 김삿갓이다. 난 작년 말에 엄청 바빴고, 그 친구 역시 전남 어디 무인도에서 세 달을 묵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올라온 지 얼마 안 됐고, 난 퇴원 후 얼마 안 된 경우이니 유사성도 있다.
그 친구들은 차가 없다. 필요없어서 안 산다고 했다. 요즘 싸구려 중고차도 있는데 왜 안 사냐고 했다. 100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잘 관리된 차가 얼마나 많은데 그러냐고 몇 번 꼬셔본 적도 있다. 내가 아는 자동차공업사 사장님이 몇 분 계시다. 올드카를 타다 보니 숨겨진 자동차 정비 고수를 모르면 안 된다. 그들이 때로 잘 관리된 차가 있다며 살 생각 없냐고 연락이 온다. 사실 딴 사람들을 소개해달란 말인 줄 안다. 내가 구닥다리지만 두 대를 갖고 있는데... 설마 경제적 사정이 안 좋은 4기 암 환자에게 설마 차 3대를 운용하는 상상을 할까!
그런데 그들은 그게 싫다고 한다. 말은 차가 필요 없다지만 난 나름 짐작 가는 데가 있었다.
"혹시.. 아직도 트라우마?"
"어..."
"넌?"
"나도..."
둘 다 심한 자동차 사고를 낸 적이 있단다. 한 명은 낭떠러지 벼랑에서 거의 추락사할 뻔했다고 한다. 그것도 자기와 가족들을 태운 상태에서. 또 다른 한 명은 얼마 안 마신 술이 운전집중도를 방해해서 차 여러대를 박았다고 한다. 본인이 운전하던 차는 폐차시키고. 돈도 엄청 물어주고. 그런데 그 차는 뽑은 지 얼마 안 되는 자기 아버지 차였다고 한다. 정리하면, 아버지 새 차를 운전했고, 그 차를 패차시킬 정도의 교통사고를 냈고. 피해 차량들에게 막대한 보상을 했다는... 그 둘 다 운전을 꺼리는 이유를 알고도 남는다!
그런데 그 친구의 그때 사고에 의해서 누군가가 장애인이 됐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 가패자, 그러니까 내 오랜 친구는 맨손으로 파리 한 마리도 못 잡는다. 생명에 대한 존엄성 때문이다. 이 친구는 살생이 싫다며 고기도 잘 안 먹는 편이다. 그러니 그런 휴머니스트, 그리고 그런 휴머니스트에 의해서 장애인이 될 수가 있다는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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