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담배, 음주와 흡연은 분명히 발암 요소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말한다. 나도 그럴 거라 믿는다.)
그리고
“환자분, 이리로 오세요.”
“예.”
“환자분, 여기 설문지가 있으니 협조 부탁드립니다.”
“예.”
"흡연은?"
"하루에 1갑 반 정도요."
"얼마나 오래요?"
"고등학교 졸업 후 아마 매일?"
"하루도 안 쉬고요?"
"아니요."
"그럼?"
"군대 때는 아마 하루에 반 갑?"
"제대 후엔 매일 한 갑 반요?"
"아니요. 아마 한 갑 정도요."
"그럼…."
"스트레스받았을 땐 아마 하루에 두 갑? 그 정도요."
"그럼 평균 내면... 하루에 한 갑?"
"아마요. 코디네이터님,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몰라요? 아까는 하루 한 갑 반이라 하셨잖아요?"
"제가 정신이... 아직도..."
"환자분, 그냥 편하게 생각하세요."
"예. 그러니까 좀 정신을 차릴 때는 안 피울 때도 있었어요."
"하루에 전혀?
"예."
"정신을 차릴 때요?"
"예. 어떤 때 남들이 몸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고 할 때는 화나서 독하게 맘먹고
삼, 사일 정도 안 피운 적도 꽤 있어요."
"그럼 아예 끊으시지 그랬어요?"
"애 많이 썼습니다."
"그런데요?"
"그 이상은 못 참겠더라고요."
"왜요?"
"불안, 조바심, 집중력 저하... 그런 일들이 생겼어요."
"중독이셨군요..."
"그게 중독인가요?"
"......"
"술은요?"
"아마 하루에 소주 반 병?"
"소주만 좋아하셨나 봐요?"
"아니요!"
"그럼?"
"몸이 열이 많아 맥주를 주로 마셨습니다."
"얼마나?"
"하루 1 병요."
"그게 다인 가요?"
"나이 좀 먹고 나서부터는 소맥요."
"소맥요?
"예."
"얼마 나요?"
"거의 매일요."
"얼마나 오랫동안요?"
"아마 고등학교 졸업 후 쭉...”
"그럼 1년 365일 곱하기...?"
"아니요.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안 먹었어요."
"그래요?"
"예. 또 전날 마신 것 땜 숙취 있으면 건너뛰기도 했고요."
"그러셨군요."
"또 군대에서는 매일 술 못 먹어요.
제가 뭐 당나라 군대에서 근무한 것도 아니고...
해안경비였어요."
"어디요?"
"제주도요."
"좋았겠네요?"
"예. 싱싱한 생선 들어올 때는 근무 끝나고 마시곤 했지요."
"군대 내에서 술 해요?
"뭐 가끔. 하지만 그렇게 자주는 아니고요... 뭐 한 달에 한두 번?"
"그럼 군대 때는 매일 드신 게 아니네요?"
"예. 외출 외박 때는 붓듯이 마셨어요."
"제대 후엔?"
"생각날 때 마다요."
"그럼?"
"뭐 이, 삼일에 한 번 정도?"
"그런데 아까는 매일 드셨다면서요?”
"아니요. 아마 결혼하고부터 거의 매일 마셨든 듯해요."
"거의?"
"예.... 그러니까... 아마 오늘까지 대략 평균 내자면
이, 3일에 소주 반 병, 맥주 1병쯤 했겠네요."
……
"코디네이터님, 다들 그렇게 마시지 않나요?"
"글쎄요. 저는 이틀에 와인 한 잔 정도 마셔요."
"와인도 독한 게 많다던데..."
"어쨌든 전 소맥은 안 해요! 건강 생각해서."
누가 뭐라 해도 음주와 흡연, 술과 담배는 신장암의 원인들 중 하나였을 것임은 틀림없다. 흡연과 음주가 건강에 뭐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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