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를 바꿨다. 보트리엔트에서 인라이터로 바꿨다. 부작용 중 피부가 심했다. 새로운 표적항암제로 바꾸면서 항생제 복용도 시작했어야 했다고 피부과 교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특히 인라이타는 피부 독성으로 유명한 항암제들 중 하나라고 강조하셨다. 이 피부 부작용이라는 게 상상 외로 심했다. 가슴과 등이 정말 눈뜨고 봐줄 형편이 아녔다.
상의를 벗어보라고 하셨다. 난 훌러덩 벗었다. 빨리 보여드리고 대책을 구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교수님께서는 놀랄 정도로 심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곤 약들을 처방하셨다. 그중 하나가 항생제라고 하셨다. 사람들은 피부약이 독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피부약 중 항생제다. 항생제도 독하기로는 매한가지인데 말이다. 또 항생제 하면 내성 문제도 있다. 난 이미 1차 항암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 경우다. 그러니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걱정 안 할 처지가 아니다. 난 그 내성에 대해서 걱정스러운 어조로 여쭸다.
피부과 교수님께서는 역시 교과서적인 답변을 하셨다.
" 이 항암제, 인라이타의 경우에 피부 덕성이 심해요. 이 뾰루지 가만 놔두면 나중에 흉터가 그대로 남아요. 안 없어져요. 항생제 걱정보다 그걸 더 신경 쓰시는 게 좋겠네요."
4기 암 환자가 하루를 더 사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옹 태어난 목숨 하루라도 더 살다 즉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라고도 생각한다. 내 13년 투병과정에서 얻은 지헤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삶의 질이 비인간적이면 안 된다. 그렇다면 가슴과 등, 팔뚝, 목과 얼굴에 촘촘히 흉터를 간직한 채 살아야 할까? 그걸 최소화하는 게 삶의 질 또는 만족도가 더 높은 게 아닐까! 난 그래서 대답했다.
"교수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그래서 처방받은 게 항생제고, 그 주요 효능은 여드름 치료다. 노랑과 다홍색으로 생겼다. 50mg 캡슐이다. 하루에 두 번 먹으라고 했다. 한 번에 한 알이다. 식후에 복용하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선 한 달 분을 먹어 보자고 하셨다. 그런 후 증상을 보자고 하셨다. 그런데 그 한 달이 다 되지 않아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10일도 안 돼 벌써 등과 가슴의 뾰루지가 확연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완화되고 있는 게 눈에 분명하다. 그란데 이 약, 효능 중에 요로감염도 있다. 내가 혹 어디서 요로감염? 그럴 리가...
그런데 약은 그게 디기 아니다. 우선 샤워할 때 쓰는 세정도도 있다. 가격이 후들후들하다. 두 통 해서 6만 원 가까이 된다. 난 무서워서 원무과 직원께 너무 비싼 게 아니냐, 이거 보험이 왜 안 되느냐고 원망 섞인 질문을 했다. 그랬더니,
"이 약 누가 사도 이 가격입니다."
"그래요? 이게 항암제 부작용 치료를 위한 게 아닌가요?"
"맞아요."
"그럼 암 치료 목적을 위한 보완 약품, 그것도 넓은 범위의 암 치료 아니 던 가요?"
"그건 보통사람들의 인식입니다. 무리가 아닙니다."
"......"
"하지만 보험처리 안 되십니다. 설령 교수님이 사가셔도 같은 가격입니다."
"아, 네..."
그 세정제 가격이 그리 세니 그거로만 샤워하다가는 집안 거덜 나게 생겼다. 그 사정을 아시는지 교대로, 그러니까 본인이 써오던 샤워 폼과 교대로 쓰라고 하셨다. 이틀 간격 샤워를 권하셨으니, 4일마다 쓰면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세정제, 거품이 거의 없다시피 한다. 그래서였을까? 교구님께서는 샤워 시 조심할 것들을 말씀하시면서 그중 하나인 때수건에 대해서 거론하셨다. 절대로 쓰면 안 된다고, 그럼 손에 묻혀 바르듯, 헹구듯 샤워를 하라는 말씀? 내가 그런 뜻이냐고 했더니,
"맞아요!. 때타월로 미시다가는 약해진 피부 때문에 상처도 생길뿐더러 감염의 위험도 있답니다."
"네..."
"그리고 미지근한 물로 하셔야 해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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