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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검사 결과를 보며 “1.22cm!” 얼마 전 받은 검사의 첫 번째 결과다. 가장 큰 전이암 크기가 그렇다고 했다. 난 특히 그 대장 암덩어리 영상을 보여달라고 부탁드렸다. 아래 문구 때문에, 사진 촬영을 교수님께 부탁드렸다. ‘사진촬영 및 녹음 금지’ 요즘 진료실마다 출입문과 진료실 컴퓨터 근처에 게시된 곳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전이암 대장 덩어리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느꼈다. 그러나 암덩어리는 둥그런 알사탕 같은 구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2차원 종이 위에 그린 원이 아니다. “교수님, 대략 17억 개의 암세포들이 모여있겠군요...” “예?” “교수님, 암덩어리가 1cm쯤 되면 대략 암세포들의 개수가 10억 개쯤 된다고 들어서요...” “......” “대략 20여 개의 암덩어리들!” 이번 영상검.. 2021. 6. 30.
바닷가를 떠나며 그 하늘 구름을 떠나며 여름 어느 바닷가, 저 하늘에 뜬 솜털구름아… 내가 널 보는 이 순간이나마 이 순간이나마 미련을 데려가다오… 네가 흩어져 흘러가듯 네가 흘러 흩어지듯 이 미련, 더 머물고자 하는 미련한 이 미련을 데려가다오 나를 내 몸을 내 마음을 네가 가는 곳으로 같이 데려가 다오… 네가 흩어질 때 나의 이 미련도 흩어지게 해다오… 2021. 6. 27.
서해 해변 망중한과 CT검사 힐링 인천 어느 바닷가에 왔다. 바람이 참 좋다. 바닷가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소라의 옛이야기를 전해준다. 산꿩 울음소리, 조가비 소리와 하나 된다. 숲과 만난 바닷가가 주는 조화로운 소리다.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 아직 덥지는 않다. 여기로 오는 길, 라디오에서는 오늘 수도권 일원의 기온이 30도에 근접할 거란 예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아침 일어나자마자 챙겨온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펼치고, 그 위에 스테인리스 후라잉 팬을 올렸다. 불을 폈다. 아마 지난여름에 마지막으로 쓰고 남겨뒀던 두 개의 부탄가스일 것이다. 아직 불꽃이 쓸만하다. 이른 아침, 밥을 유리그릇에 담았다. 묵은 김치가 담겨있던 유리그릇도 통째로 챙겼다. 나무젓가락과 빈 페트병에 수돗물도 담았다. 식수로는 종이팩 생수를 골랐다. 그렇게.. 2021. 6. 27.
덤으로 주어진 귀한 삶, 해보고 싶은 것 원 없이 해보고... 얼굴도 팔자?? 대략 5일 전부터 내 사진이 공적인 장소에 상시 게시되고 있다. 난 암 진단 후 잠깐을 제외하고 내 사진을 노출한 적이 없다. 개인정보를 극단적으로 중시하는 이유도 있지만 그냥 조용히 살고 싶은 이유가 더 컸다. 얼굴을 보여야만 하는 이러저러한 제의가 들어오기도 했었다. 방송이나 병원의 소식지나 암 환자 대상 투병 모임 등에서. 그리고 몇몇 소규모 단체에서도 참여를 권했었다. 지금도 그렇고. 언젠가 몇 번, 소중한 몇몇 블로그 이웃님 몇분들께서 오프 모임에 초대하신 적도 있고, 내가 치료받는 곳에 대한 정보를 요청하신 분들은 계셨고, 지금도 계시다. 그러나 다 정중히 사양했었다. 그러다가 이 조그만 공동체, 사실 조그맣다고 하는 건 무리 인지도 모르겠다, 30,000명이 넘는 구성원이 있으니, 이 공동체.. 2021. 6. 18.
내 곁에 몇 명이나 있고 또 있어야 하나 어제 친구 커플과 스마트폰 땜 만나고 오면서... 친구에 대해 생각해봤다. 그리고 sns 같은 가상공간 친구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난 페이스북을 멈춘 지 오래다. 페이스북이 한창일 때도 난 거부했었다. 그러다 어떤 계기로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었다. 그 후로 한동안 열심으로 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끊었다. 물론 친구들 중 몇몇이 페북 메신저를 쓰기에 그건 쓴다. 어쨌든 난 페이스북류 인간은 못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 앞으로도 그걸 할 일이 과연 있을까 한다. 그 페북 친구가 대략 100명 가까이 되면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었다. “내가 과연 이 숫자의 친구들과 ‘친구’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또 친구의 친구가 친구를 신청하면서 막 불어나려던 참이었는데, 그러니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 .. 2021. 6. 13.
바람이 비를 불러 내 마음 홀리니 바람이 머릿결에 일렁이고 메마른 피부 간지럽히는 바람 부는 발코니에서 파르르 떠는 잎사귀에 맨 먼저 내려앉는 빗방울을 본다 잠시 출렁이곤 바닥으로 흘러 물방울이 된다 낮은 곳을 향한다 내 눈길도 향한다 그 위에 내 마음을 싣는다 눈물에 싸인 내 마음을 얹는다 너 굴러 굴러 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고 바다에 이르러 한없이 흐르다가 내 맘과 같이 흐르다가 날 좋고 바람 잔잔한 어느 날 하늘에 오르렴 내 맘과도 같이 오르렴 2021. 6. 10.
암 턱뼈 전이의심 조직검사를 받으며 2-왜 보내야만 하나 못써먹나 “그 부위가 썩었습니다, 모두.” 그 말씀은 그 부위는 더는 쓸 수 없다는 반증이었다. 이 분처럼 전문가라고 불리는 분들의 진단은 정확도가 십중팔구다, 내 경험에... 이게 그분들의 데이터 때문인지, 아니면 합리성 때문인지, 촉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우리가 ‘업’이라는 말을 한다. ‘내가 세상에 온 이유’라는 본래의 의미를 떠나서라도 이 업은 유추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갖고 한 가지 일을 하다 보면 당연히 고유의 방법이 생길 것이다. 또 같은 분야에 있는 또 다른 그런 사람들과 교류를 할 테니 인적 네트워크도 풍부할 것이다. 그런 전체를 아우르며 오랜 기간 일하다 보면 그 전문가 정신 또는 장인 정신은 또 얼마나 깊고 풍부할 건가! 그런 분께서 그렇다고 말하면 그런 결과가 나올 경우.. 2021.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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