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여행
2020년 봄과 여름의 사이, 어느 일요일 새벽, 날씨가 몹시 좋았다. 외출다운 외출을 언제 해봤나 했다. '빈대 잡는다고 초가삼간 태운다'라고, 코로나가 무서워 집에만 틀어박혀있다가는 면역력이 엉망이 될 모양이었다. 어디든 가야 했다. 그해 2월 초부터 시작된 골방 처박힘 면벽수행의 인내력도, 이글대는 한여름 뙤약볕에 맞닦트린, 물이라고는 토끼 오줌만큼 남은 얕은 또랑 속 새끼 미꾸라지처럼, 말라비툴어지고 있었다. 조바심이 났다. 하지만 정부는 물론 내 주치의도, 정형외과 교수님도, 신경과 교수님도, 동네 소아과 원장님도, 스포츠의학과 원장님도 "나다니다가 코로나에 잡히면 항암이고 뭐고 없습니다. 당신은 1순위입니다!" 라고 겁주고, 나는 "예?"라고 하면, "기저질환 어쩌고 하는 게 당신 같은 4기 ..
2021.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