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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의 동행 29(2012년)-왼쪽 폐 1주일 입원 수술 후 오른쪽 폐 1주일 입원 수술 제의 흉부외과 진료 의뢰 인자하신 인상의 흉부외과 교수님이 웃음으로 인사하셨다. 나이에 비해 머리숱이 적으셨다. 난 속으로, 웃긴 편견이지만, "공부도, 연구도 엄청 하시는 분인가 보구나." 했다. 물론 비뇨기과 교수님께서 이 분을 소개하신 후 의료 경력을 이 병원 홈피에서 찾아봤었다. 각종 신문이나 방송에 노출되신 사유도 찾아봤었고. 특히 아랍 어느 특정 국가에서 아주 유명하신 분이셨다. 수술 잘하시는 걸로. 하지만 직접 뵈니 마치 연구원 같으셨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예. 안녕하세요?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 "고맙습니다, 교수님." "제가 환자분의 기록을 미리 살펴봤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참 많이 해야 하는 케이스입니다." "어떤 의미신가요, 교수님?" "예. 양쪽 폐에 결절들이.. 2021. 9. 21.
암삶 28-암 수술 후 관리 엉망 암 악화 다시 금주 그리고 흉부외과로의 진료의뢰 절규(2012년) 절망을 부르는 암환자의 음주 내가 술을 입에 대면 댈수록, 마시는 양도, 횟수도 늘어났다. 몸도 자꾸 더 피곤해져만 갔고. 그러면서 두려움도 커지고... ‘이러다 급성으로, 아주 급성으로, 암세포가 온몸에 순식간에 쫙 퍼지는 게 아닐까?’라는, ‘그래서 비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게 아닐까?’라는! 그러면서도 "이게 뭐 하는 짓이냐?" "도대체 이게 뭐 하는 것이냐!" "이런다고 무슨 해결책이 나올까?" "내 얼굴을 쳐다보고 있는 저 어린것들은 어찌할 것인가?" "저 어린것들한테 이런 아빠가 어떻게 보일까?" "꼭 이런 엉망인 모습을 보여줘야만 하는가?" 그런 유의 수 없는 질문을 자신에게 하곤 했다. 그런 패턴이 몇 달간 지속하면서 '정기검사의 결과도 안 좋아지는 게 아닐까?', 또 '몸 관리를 이렇게 .. 2021. 9. 20.
암삶 27-암 수술 후 절망이 다시 불러온 술(2012년) 암 진단 직후 버린 두 가지, 술과 담배 나는 암으로 진단 후 두 가지를 버렸었다, 즉각적으로. 담배와 술! 그 두 가지는 아주 오래도록 나와 함께했던 것들이었다. 담배는 입에 대기가 참 편리했었다. 술은 인생의 최고의 양념이었다. 하지만 망설임 없이 딱! 암 진단과 함께, 딱 끊었었다. 어떻게 내가 술과 담배를 끊냐며,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모두가 의아해했었다. 담배, 흡연과의 작별 담배도 즐기기에 참 편리했다. 주머니에서 꺼내서 불만 붙이면 끝!이었으니. 그냥 빨아만 대면 쉼 없이 타며 구수한 향기가 눈앞에서 황홀하게 춤을 추고 목구멍으론 너무도 감미로운 연기가 스르르 들어가며 마음을 위로했다. 술, 알코올, 음주와의 작별 술은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양념 같았다. 일 끝나고 동료.. 2021. 9. 20.
암삶 26-암 수술 후 쓸 항암제 없다며 최후의 수단 인터루킨2 제의 그리고 거절(2012년) "암 직경 1cm는, 의사들이 '이건 암이다.'라고 의심할 수 있는 크기입니다." "그렇군요."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만약 암세포가 1억 개나 5000만 개 뭐 그런 숫자라면 MRI나 CT에서 못 잡아낼 수도 있다는..." "그렇게 심각한 숫자의 암세포가 있는데도요?" "그러니 수천 개나 수 만개의 암세포가 있다 해도, 별의별 검사를 다 해도 암이 없는 건강한 상태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왜요?" "그런 정도의 숫자로는 무슨 특별한 전조증상이 나타날 정도의 암덩어리 크기가 아니니까요." "제가 가졌던 15cm의 암덩어리는...?" "환자분 건 정말로 어마어마한 크기였던 겁니다. 어쨌거나 지금 누군가의 몸에 수 천 개나 수 만개의 암세포가 있다 한들 자각증상이 없으나, 이 게 수년이 지난 어.. 2021. 9. 20.
암삶 25-암 수술 후 절망 그리고 암세포 1cm의 의미와 3배로 커진 폐 종양. 1.7cm로(2012년) 거듭되는 여러 영상 검사들... -폐 CT, 복부 CT, 전신 스캔, 혈액검사 등-을 계속해 받아 갈수록, 단지 크기만 증가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 개수도 문제가 돼 가고 있다는 말을 담당 교수님은 반복적으로 들었다. 일단 1.7센티를 넘는 크기를 가진 결절-종양-들만해도 3개가 넘고 있다 했다. 그래서 나는 물었다. 그럼 1cm 보다 작은 것들은 얼마나 되냐고. 그 교수님은 그걸 아는 건 의미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곤, “당신 몸엔 시한폭탄들이 돌아다니고 있어.” 그러니까 내가 2011년 3월에 C 병원 의사 선생님한테 들은 말은, "이미 폐로도 전이된 상태입니다." 였었고, 당시에 원발암의 암덩어리 크기가 15cm라는 감도 안 오던 숫자에 놀랐고... 그건 보통 큰 게 아니라 엄청난 크기라 해서.. 2021. 9. 20.
암삶 24-추적 검사, 과도한 방사선, 커가는 암 볼륨(2011년) 11월 정기검사 결과를 보던 담당 교수님은 약간씩 미간을 찌푸리며 양 쪽 폐에 흰 물감을 흩뿌린 듯 보이는 것들을 잠시 들여다 보시더니… 폐종양의 크기가 커지기 시작하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개수도 늘고 있다는 말과 함께. 그런데 그런 것도 공포스러웠지만, 더 걱정되었던 건 검사의 간격과 횟수였다. 가슴 CT만 해도, C 병원 응급실에서 한 번, Y 병원으로 옮긴 후 한 번, 7월에 한 번, 11월, 12월, 거기에 전신 뼈 스캔, 복부 CT 등... 도대체 그 짧은 기간에 몇 번이나 고용량의 방사선 세례를 받았던 건지... 사실 나는 그것도 끔찍했다. 아무리 이이제이라지만… 보통 폐 CT 1회 검사에 방사선 10밀리 시버트(mSv), 복부 CT가 보통 10~12 mSv, 전신 CT가 보통 12~26 .. 2021. 9. 18.
암삶 23: 4기 암 수술 후 절망, 신장암 신장전절제 수술을 마치고(2011년) 어딘지 모를 극심한 통증은 나를 깨웠어. 눈을 뜨고 나서 돌아본 방은 어색했어. 쳐다본 몸도 너무 어색했고. 몸을 일으켜 세우려 해도 그럴 수 없었어. 전혀! 심지어 옆으로 1 센티라도 몸을 틀 수도 없었어. 엄청난 통증의 사슬에 내 몸은 결박돼 있었어. 6시간이 넘는 수술시간이었다고 말했어. 난 나의 몸을 천천히,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봤어. 우선 주렁주렁 매달린 각종 주사약들이 내 몸으로 들어오고 있었어. 배에는 탄탄한 복대가 감겨있었고. 침대 밑엔 오줌통이 있었고. 호스를 통해 몸에서 나가고 있는 핏물인지 오줌인지 모를 액체가 그 속으로 쉼 없이 흐르는 듯했어. 좀 지나고 나서 소독이 이루어졌어. 그때 본 내 배는 내 몸의 배가 아닌 듯 너무 생소하고 괴기스럽기까지 했어. 배꼽을 중심으로 위로는 가슴.. 2021.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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