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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4일째- 매일 바뀌는 병실 메이트, 비뇨기과 교수님의 급작스런 방문 오늘도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다. 주치의께서 오전에 잠시 들른 거 외엔. 수술 부위를 소독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오후로 변경해야겠다고 했다. 수술방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란다. 오늘도 내가 머물고 있는 2인실에 새로운 환자가 또 왔다. 거의 매일마다 바뀌는 것 같다. 그냥 하룻밤 지새면 바뀐다. 첫날엔 내 나이 또래가 계셨다. 이 분은 내 지식으로 판단하기에 웃음이 나올 형편이 아닌데 웃으셨다. 아직 그 심각성을 모르시기 때문인 듯했다. 며칠 전부터 사물이 위아래로 두 개로 보이기 시작했단다. 그래서 당연히 안과에 갔다고 한다. 하지만 자기들이 해줄 건 없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단다. 뇌종양이시다. 얼마나 큰지 시신경을 누르고 있다고 한다. 옆에서 주치의가 수술 내용을 설명하는 걸 들었다. 이번의 수술로.. 2022. 12. 16.
입원 3일째 어제에 비하면 한가롭다. 종일 누워있다. 교수님 지시사항이다. 아직 깁스를 안 한 상태다. 수술부위에 충격이 가면 꿰맨 곳이 터진단다. 그러니 누워만 있어야 한다고 신신당부시다. 종일 누워서 뭘 했을까? 수액주사, 항생제, 진통제를 논스톱으로 맞고 있다. 또 알부민이 부족하다며 주사를 맞았다. 어제 수술에서는 피를 많이 흘러서 500미리를 먼저 수혈했다고 했다. 진통제는 당연히 마약성 진통제다. 뼈를 자르고 근육을 도려낸 상태에서도 그렇게 큰 통증을 못 느낄 정도면 얼마나 쎈 진통제인지를 알 수 있다. 필요할 경우 칵테일 해서 더 놔준다. 더 필요하면? 15분 단위로 자가 주입이 가능한 키트를 손목에 채워준다. 하지만 난 아직 사용 안 했다. 때로는 통증에 따른 고통을 날 것으로 느끼고 기억하고 싶기 때.. 2022. 12. 15.
수술 당일- 성공적 수술 수술은 성공적이라고 들었다. 어떤 경우가 성공적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성공적인 건 좋은 것이리라. 10시에 수술실 들어감 9 cm 크기 종양제거 엄청난 숫자의 신생혈관 제거 전이된 오염된 뼈 광범위 절제 4시 15분에 수술 끝남 5시 15분까지 회복실 머뭄 사랑하는 딸 샛별과 손잡음: 최고의 위로 살아서 나옴 피 500리터 출혈 오후 5:30 병실 2022. 12. 15.
큰 주사바늘, 집도의, 수술시간, 혈액검사, 조영 흉부 CT- 뼈 전이 재발 수술 입원 2일째 큰 주삿바늘 큰 주삿바늘 심기 아침에 주삿바늘을 심었다. 큰 걸로 심겠다고 했다. 다용도라고 했다. 수술실에서도 쓴다고 했다. 수액 맞는 데도 쓰고, 혈액검사용으로 쓰고, ct 찍을 때 조영제 주입용으로도 쓴다고 했다. 바늘이 궁금했다. 큰 바늘이라면 위험하지 않을까 해서. 왜냐면 나중 어떤 이유에서건 몸부림 치면 금속성 주삿바늘은 상처를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서… 친절한 간호사샘 답변이 미소와 함께 왔다. “아, 금속성 바늘 바깥에 플라스틱 바늘을 씌워요. 일단 몸 안으로 들어가게 해야니까요. 그런 후 금속 바늘을 빼요. 그러니까 몸 안엔 안전한 플라스틱 바늘만 남아있게 되겠죠?” 집도의 교수님 회진 집도의 또는 지정의 아침 8시경 주치의 선생님이 다시 방문했다. 가냘픈 분께서 찢고, 째고, 톱질에,.. 2022. 12. 14.
입원 첫날 기록-뼈 전이암 재발과 수술 입원 첫날 일어난 일 1. 병실 배정 2. 원무과 접수 3. 입원실 안내, 병원 안내 4. 환자복 지급 등 5. 혈관 검사 6. 엑스레이 7. 혈압 검사 병실 배정 집에서 폰으로 병실 배정을 확인했다. 2인실이다. 다행이다. 요즘은 오픈 시스템이라서 만약 2인실이 맘에 안 들면 1인실이나 5,6인실로 변경 요청할 수는 있다. 폰 앱에도 그리 나왔다. 하지만 내겐 2인실이 딱이다. 여러 번 병실 관련 업무 담당자에게 2인실을 원한다고 어필했었다. 그냥 어필한 게 아니라, 다리뼈 절단 후 기증 뼈 이식이라서 보행장해가 상당할 거고, 나중에 병실을 옮길 때도 곤란하니 그런 사정을 참작해주십사 했었다. 그런데 애초부터 2인실 배정이다. 잘됐다. 안 그러면 곤란한 일이 생길 수 있었다. 여기 병원은 병실의 구분이.. 2022. 12. 13.
입원 전날 행복한 식사- 뼈 전이암 재발과 수술 입원 전날, 친구가 우리 동네로 왔다. 딸 알바 데려다주고 카페로 갔다. 그 친구는 이미 한 잔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내가 커피를 시키니 그 친구도 또 시켰다. 둘이서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갑자기 봉투를 내밀었다. "어머니 상 당하신 것과 수술을 앞두고..." 어머니 부고를 그 친구에게 전한다는 걸 미루다 깜박했다. 절친 중의 절친인데 한편으론 미안했다. 하지만 내게도 이유는 있었다. 그 친구 아버님의 부고를 나 또한 못 받았었다. 장례는 우리 문화에서 일종의 품앗이라서 상부상조라는 게 내 생각이다. 자기 아버지 상 당하고 기별 안 줬던 친구에게 연락하는 건 그 친구가 까닭 없이 돈 쓰게 하는 일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 친구는 두툼한 봉투를 건넸다... 2022. 12. 12.
암 환자 임종 징후- 임종 임박, 임종 직후, 보호자 할 일 임종 징후: 내가 경험한 임종 징후는 분명했다. 눈을 맞추려 애쓰시는 듯했으나 힘이 없어 보이셨다. 말을 걸어보면 반응은 있으셨으나 거의 슬로비디오나 나무늘보의 움직임 밖에는 보이지 않으셨다. 소리를 쫓아 고개를 천천히 아주 천천히 돌리셨다. 무언가 말씀하시려는 듯 입술을 힘없이 움직이셨다. 맥박이 30-40을 오가셨다. 그러나 혈중 산소포화도나 맥박은 이상할 정도로 정상인 듯 보였다. 그러나 옆에 있던 의료진은 그건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자기들은 혈압과 청색증 같은 걸 본다고 했다. 임종 임박: 임종 임박을 알리는 신호가 오기까지는 그로부터 채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눈의 힘이 거의 풀리셨다. 입술의 움직임도 없으셨다. 혈압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산소호흡기는 이미 물렸다. 이어서 흉부압박이 .. 2022.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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