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935 폐 전이에 이은 뼈 전이 그리고 재발-가난한 집 제사 돌아오듯 뼈 전이 재발 12, 13일째 고향집 난 재발 진단 12일째 되는 날 고향에 가야 했다. 90 다 되신 아버지 건강도 염려됐고, 반찬도 준비해 드리고 싶었다. 또한 요양병원에서 처리해야 할 일도 있었다. 물론 면회도 신청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내가 아프다고 부모님을 안 뵐 수는 없다. 대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무언가 내게 이상한 징후가 있을 거라는 눈치라도 채신 것처럼 아버지께서는 건강 관련 여러 번 물으셨다. 그러나 내 다리뼈 전이암이 재발됐다는 말씀을 드릴 수는 없었다. 그저 좀 안 좋아져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정도로만 말씀드렸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걱정을 끼치는 일이다. 더 자세하게 알고 싶어 하신다는 걸 알면서도 애써 무시했던 이유다. "제 얘기는 그만하시지요, 아버지. 큰일 아니니까.. 2022. 10. 11. 내게 남은 것들-여전히 행복한 이유 육종성 변이에 의한 다리뼈 전이암 재발 때문에 재수술을 하게 되고, 그래서 비록 24cm 길이만큼 다리뼈를 잘라낸다 해도, 그 때문에 설령 내가 한쪽 다리를 못 쓰는 경우가 생긴다 해도, 아니면 못 걷게 된다 하더라도, 난 내게 여전히 남아 있을 것들을 생각해본다. 여전히 멀쩡한 한쪽 다리 외관상이나마 온전한 형태의 두 개의 다리 아직 의족을 할 처지는 아니라는 것 멀쩡한 오른쪽 콩팥 아직 뇌 전이가 일어나지 않아서 온전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점 아직 칼 안 댄 온전한 왼쪽 폐 아직도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사실 방사선 치료라도 할 수 있다는 사실 아직 뭘 먹어도 소화가 잘 되는 뱃속 들을 수 있는 두 귀와 볼 수 있는 두 눈과 말할 수 있는 입이 있다는 것 공감으로 눈물 흘려주고 격려와 위로를 하는 친구.. 2022. 10. 10. 수술 결심 여행: 새벽 바닷가, 오후 친구들과 한식집 그리고 수술권유 17일째, 시간이 빨리도 흐른다. 어떻게 갔는지 모를 16일간의 시간.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는 통증, 그 통증이 이제는 대여섯 시간에 불과한 내 수면을 서너 번씩이나 방해하기에 이르렀다. 조만간에 방사선 치료든 수술이든 해야 한다. 이대로 뒀다가 더 커지고, 딴 데로 가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다. 연휴 중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결심, 조용한 장소를 찾기 위해 새벽에 길을 나섰다. 내가 즐겨 찾는 영종도. 내가 이곳을 찾기 시작한 건 20대 중반부터다. 당시, 인천항에서 잠깐 배를 타고 가면 건너편에 도착했었다. 거기서 한참 기다리면 버스가 출발했고, 멀고 큰 갯벌을 지나 마을을 돌았었다. 그곳에서 구불구불 좀 더 가면 을왕리해수욕장이 나왔었다. 지금은 아니다. 인천공항이 들어섰고 전철이 놓였고 아파트들이 .. 2022. 10. 9. 방사선 치료 보류: 방사선 치료의 장점과 단점 뼈 전이암 재발 15일째 이날 병원에서 해야 할 게 두 가지가 있었다. 1. 오전에 정형외과 진료 2. 오후에 방사선 모의치료 그러나 난 이날 2번을 포기했다. 1번 정형외과 진료시간에 들은 말 때문이었다. 정형외과 교수님은 방사선 치료에 대해서 명쾌하게 정리를 해주셨다. 난 그 말을 듣고 방사선 치료를 선뜻 시작할 수는 없었다. 정형외과 교수님께서는 바쁘신 중에도 30여분의 시간을 상담에 할애해 주셨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방사선 치료 장점: 뼈 전이암 재발의 경우 현재의 다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수술을 안 해도 된다. 약을 바꿔 뼈 전이에 잘 듣는 항암 약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면 5년은 더 버틸 수 있다. 그 후에 재발되더라도 더 좋은 약이 나오면 또 쓰면 된다. 전제는 전이암이 방.. 2022. 10. 7. 뼈 전이암 재발에 대한 방사선 치료 개요 그리고 예후 주치의 교수님을 향한 감사의 인사 주치의 교수님께 아래 사항들에 대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진료실을 나왔다. 휴가가 끝나기가 무섭게 진료일자를 잡아 주신 점 방사선과 최고의 교수님과 연결해주신 점 진심으로 걱정해 주신 점 최상의 약을 즉시 처방해주시겠다는 배려 이야기를 끝가지 들어주시고, 피드백을 받아 주신 점 다시 시작해보자는 격려의 말씀과 위로의 말씀을 주신 점 방사선과를 향해서 난 방사선과로 향했다. 그곳 교수님께서 내 주치의 교수님의 긴급한 요청을 받으시고 우선적으로 배려해주신 점 역시 감사한 일이었다. 지난번, 그러니까 6년 전 첨으로 뼈 전이 진단을 받았을 때의 방사선과 교수님은 치료를 거절하셨었다. 돌이켜보면 그 교수님의 말씀이 옳았다. 수술할 형편이 아녔었다. 당시 사진을 보면 피골도 거.. 2022. 10. 6. 표적항암제의 선택적 효과와 고답적 PET-CT 검사의 폐해 급하게 잡힌 진료 난 그다음 날 두 개의 진료과에서 교수님을 만났다. 하나는 내 주치의가 계시는 곳이었고 다른 하나는 방사선 치료 관련이었다. 난 주치의께 묻고 싶은 게 많았다. 물론 신속한 조치에 대한 감사의 인사도 드리고 싶었다. 방사선 관련 교수님께도 드리고 싶은 질문이 많았던 건 물론이었다. 설명간호사님에 대한 강한 불만 나는 서둘러 첫 번째 진료과에 도착 접수를 했다. 교수님을 우선 뵐 생각이었다. 하지만 설명간호사를 먼저 만나란다. 난 하도 경황이 없었던 터라 그분에 대한 서운함을 잊고 있었다. 하지만 '설명간호사'란 단어를 듣는 순간 뼈전이암 재발 진단 날 겪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분의 공감능력 결여에 대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맘이 들었다. 의례적 인사를 나눈 후 난 말했다. "며칠.. 2022. 10. 5. 낯선 번호 전화와 방사선 치료 제안-뼈 전이암 6년 후 재발 낯선 번호로부터 걸려 온 전화 내 스마트폰 화면에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듯한 전화번호가 떴다. 국번은 내가 다니고 있는 병원이 분명했다. 그러나 뒷번호는 낯설었다. 요즘 모르는 번호, 무심결에 받으면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접해오고 있는 나다. 없는 살림에 4기 암 환자 주제인 내가 신불자라도 되는 날엔 인생 참 최악의 비참함이란.... 그런 생각도 순식간에 들었었고 또 오래간만에 맛보는 뚝배기 된장찌개와 돌솥밥! 그게 통화 땜 식어서... 식도락을 방해받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벨이 서너 번째 울릴 때 왠지 꼭 받아야만 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난 통화버튼을 눌렀다. 스피커엔 아주 낯익은 저음의 목소리가 내 응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거의 11년째 들어오고 있는 목소리였다. .. 2022. 10. 3. 이전 1 ··· 66 67 68 69 70 71 72 ··· 134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