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삶 57- 완전관해 판정, 암이 더 이상 안 보입니다_2015년 봄
세 사이클이 끝나기 7일 전, 난 다시 세트 검사를 했다. 흉부 CT, 복부 CT, PET-CT로 이루어진 세트였다. 전산화 단층촬영(CT:Computed Tomography) 기계 위에 누우며 난, "제발 이번엔 암 덩어리, 암세포가 싹 사라지기를!" 그렇게 기원했다. 내가 누워있는 받침대가 서서히 움직였다. "숨 들여 마시세요~, 숨 멈추세요~" 라는 지시가 몇 번 오고 갔다. 멈췄던 숨을 내쉬면서, "암세포들이여, 내 몸에서 다 빠져나가라~" 라고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도대체 내가 몇 번이나 이 위에 누웠었던가!". "아마 내가 죽어도 이 몸뚱이는 썩지 않을 것이다, 방사선에 절여져서." 시간은 참 어떤 땐 거머리처럼 붙어 있어 안 가고, 어떤 땐 쏜살 같이 흘러버리기도 한다. ..
2021. 9. 27.
암삶 55-암 덩어리들의 급속 축소와 최소량 400mg 처방_암 표적치료 효과_2014년
“안녕하세요, 교수님?” “아! 어서 오세요.” “교수님, 그간 건강하셨지요?” “아, 예.” 나의 주치의는 잠시 멈칫하는 듯했다. ‘누가 누구의 건강을 걱정하는 거야?’라는 듯. 하지만 난 오랜 기간 병원에 오고 가면서, 이들이 얼마나 높은 강도의 업무환경에 노출된 채로 근무 중인가! 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해오고 있던 터였다. 새벽부터 미팅에, 수술에, 진료에, 강의에, 입원환자 회진에…. “자,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약이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 “…….”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암의 크기가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 “아주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그럼 어느 정도나 줄어들고 있을까요?” “크기, 볼륨 등….”이라고 말하며 그의 눈은 컴퓨터 모니터로 향했다. ..
2021.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