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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과 갑상선암 10년 된 여자와 신장암 폐 전이와 뼈 전이 10년 된 남자의 공통점-4기 암과의 동행 2019년 가을 “손발이 부어.” 나도 손발이 붓는 건 셰리와 비슷했다. 하지만 내 경우엔 발이 더 심했다. 양말을 벗을 때마다 그 정도가 심해져 감을 알 수 있었다. 사실 놀랄 일도 아니었다. 갑상선이라고 하는 것의 주요한 기능이 열과 에너지의 관리라고 하니 그 호르몬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분비센터의 담당 교수의 명쾌한 설명을 듣고 나서는 그 기능이나 원인보다는 치료가 가능한 건지에 더 관심이 많아졌다. 하지만 그 마저도 별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건 그 교수의 마지막 말이었다. “환자분은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는 암이 더 급할 것 같은데... 양쪽 폐에도 암덩어리들이 몇 개인지 모를 정도로 다발성이시고. 이 갑상선 호르몬 문제는 약으로 관리가 가능하시니.” 사실 그.. 2021. 9. 13.
암삶-2019년 가을, 그녀의 갑상선암, 나의 요리 셰리는 나와 눈을 맞추며 문득 말하곤 했다. “넌 내게 영감을 줘.”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속으로 말했다. “난 당신에게서 영감을 얻고 있어.” 그녀는 나보다 10년 하고도 훨씬 더 나이가 많았다. 그러나 그녀의 얼굴 위에는 호기심과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난 그녀와 대화하는 동안 그녀의 미소를 자세히 들여다보곤 했다. “저 미소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난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 내가 만든 요리를 맛본 사람들은 말한다. “맛이 깊어!” 난 재료와 양념이 따로 노는 것을 싫어한다. 재료와 양념이, 양념과 재료가 어울리고, 그래서 하모니를 이룰 때까지 융합시킨다. “넌 요리할 때 무슨 양념을 써?” “양념? “ “......” “간장, 매실액, 탱자 효소, 고추장, 마늘, 양파, 대파, 고춧가루, 버섯”.. 2021. 9. 13.
암삶-2019가을, 두 가지 암의 그녀와 와인 유방암과 갑상선암을 가진 셰리는 간혹 와인을 마셨다. 내가 같이 머무르는 동안 세 번을 본듯하다. 14일 동안에 3번이면 4,5일에 한 번 꼴이다. 대략 와인잔 1/2 정도의 양이었다. 어느 날 저녁 그녀는 나에게 건배를 제의했다. 그녀는 "자, 어서 한 잔 해 봐!" 라는 말을 미소에 띄워 나에게 보냈다. 진단과 동시에 술과 담배를 끊었던 그는 머뭇거렸다. 옆에서 프랭크가 나에게 의미심장한 웃음을 덩달아 보냈다. 난 아주 오랜만에 술을 입에 댔다. 술은 나의 아주 오랜 친구였었다. 중 2 초 때 할아버지께서 세상을 뜨셨다. 한학을 하셨던 그의 할아버지는 돌아가신 후 1년 동안이나 대접을 받으셨다. 할머니께서는 작은 방에 영정을 모셨다. 영정 뒤에는 병풍을 치셨다. 할머니께서는 소담스럽게 밥을 지으시고 .. 2021. 9. 13.
항암제 내성 극복: 심리적 긍정과 삶에 대한 감사 나는 그녀가 이제는 두 가지 암을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내가 그녀의 집에 오기 전까지 그녀가 가진 암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것은 유방암뿐이었다. 그녀의 남편인 프랭크는, „그녀가 약을 안 쓰려고 해서 걱정이야. 이해할 수가 없어.” 라고, 불평했었다. 사실 그가 서부로 이사 온 후로 그가 보내오는 소식에서 그 자신의 인생이건 환경이건 뭐 하나 불평하는 걸 들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유일한 불평, 아니 걱정거리가 바로 그의 와이프에 대한 것이었다. 정확하게는 그녀가 그녀의 암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였다. 하지만 그녀를 직접 만나보고 2주간 생활해보니 프랭크의 그녀가 암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불평은, 같은 암 환자인 내가 보기엔, 사실 불필요한 것이었다. 오히려 암 환자가 아니더라도 배우고 영감.. 2021. 9. 13.
두 종류의 암: 유방암, 갑상선암 난 2019년의 가을을 여행으로 시작했다. 나에게 여행은 필연적으로 관계를 만든다. 이번 여행에서도 그 필연은 반복되었다. 갑상선암과 유방암, 그렇게 두 개의 암을 갖고 있다는 그녀는 거의 2주 동안 수없는 영감을 나에게 주었다. 그녀는 암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보다 더 활기차 보였다. 암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보다 더 명랑해 보였다. 암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온화해 보였다. 그리고 그녀 곁에는 언제나 책이 있었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징검다리를 뛰어 건너는 양 경쾌했고, 팔놀림은 비트에 맞춰 춤을 추듯 가벼웠다. 고개를 들어 그를 볼 때면 그녀의 눈빛은 마치 호기심이 가득한 어린 소년 또는 소녀의 두 눈 속에 있는 영롱하고 투명한 눈동자를 보는 듯했다. 내 말을 듣고 있는 그녀의 눈빛은 궁금증에.. 2021. 9. 13.
희망 없이도 즐겁게 사는 방법을 배우는 2011년 벽두, 4기 암환자 진단받은 것, 희망 없이도... 즐겁게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 내려놓으며... 오늘을 즐겁게 사는 방법을 배우는 것! 삶은 스스로는 아름답지 못한 것, 죽음이 있어 비로소 아름다운 것! 진실, 내가 4기 암 환자라는 것 내가 오래 살 거란 것은 거짓!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것은 진실 어제도 내일도 오늘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일! 그래도 오늘이... 가장 덜 아픈 날, 내가 가진 현실적 날, 가장 행복한 날! 2021. 9. 13.
암삶 20-4기암, 신장암, "환자분은 암을 부르셨군요", 신장 전절제, 수술 준비 (2011년) ‘식사는 어떠셨는지요?” “식사요?” “예. 어떻게 드셨나 하는 걸 간단히 물어보겠습니다.” “예” “아침은 규칙적으로 드셨나요?” “그런 편이었어요.” “그런 편? 어땠나요?” “월수금 아침 5시에 출근해야 했던 날은 7시경 라면을 먹었어요.” “아침으로 라면요?” “예. 공깃밥 하고요.” “반찬은?” “ 없이요. 짬뽕 라면이라고 있었어요. 해산물이 꽤 들어갔었지요.” “……” 나의 아침 식단을 생각해봤다. 사실 아침은 3가지 패턴이 있었다. 5시에 출근해야 했던 월수금은 아침 7시부터 7시 30분까지 짬뽕 라면으로, 화목엔 집밥, 토, 일요일엔 해장국집에서 사 오곤 했던 뼈다귓국. 점심은 어땠을까? 월수금엔 도시락 밥으로, 화목토엔 분식집에서 배달한 거로 하곤 했었다. 저녁 식단은 생각이 나질 않아... 2021.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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